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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8-15 22:54:02
  • 수정 2022-08-16 1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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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사랑하는 많은 아름다운 분들의 정성으로 여러분을 위한 대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맘껏 기량을 펼쳐보세요!"(바둑과사람 홍시범 대표). 여자꿈나무들의 무대 여자맑은샘배가 첫 대회를 가졌다.  


바둑이 남성전유물이란 건 화석에서나 만날 수 있는 얘기임을 알게 된다. 요즘 체육관대회를 다니다보면 여성단체전이 연단 맨 앞에 배치된 지 이미 오래고 초등생 출전자도 열에 셋은 여자어린이들로 채워지고 있음에랴.


허나, 그 빛 가운데에서도 그림자가 도드라진다. 수많은 어린이대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여자어린이들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회는 거의 남녀통합이며 순수 여자어린이들만의 대회는 손에 꼽기도 어렵다. 설혹 여학생부가 있다고 해도 1학년생과 6학년생이 함께 겨루는 대회뿐이다. 따라서 남여통합대회에서 여학생이 우승하기란 김은지 같은 독보적인 여학생만 가끔 가능한 현실이다.


초등생부는 차고 넘쳐도 남자초등생부 여자초등생부로 나눠지지 않은 건 어른들 탓이다. ‘어린 아이들을 남여 구별을 굳이 해서 뭐하냐’는 지극히 행정 편의적인 발상 때문이다. 바둑이 엄연히 스포츠인데, 스포츠종목 중에 여자부가 없는 건 바둑이 유일할 것이다.




‘당신이 최고라면 맑은샘배에 도전하세요!’ 

지난 3월 제8회 맑은샘배가 3년 만에 바둑과사람 회관에서 열렸고, 그 자리에서 바둑의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뜻있는 분들이 맘을 합쳐 초등여학생들만의 대회를 만들고자 합의했다. 아니, 결정했다.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충암바둑도장 조국환 원장은 즉석에서 상금에 보태라며 거금을 쾌척했고, 김신영프로의 부친 김수기 원장도 후원을 약속했고, 짝궁페어대회를 후원하는 직장인 김대환 님도, 멀리 전남바둑협회 전무 신철호 님도, 신안군 공무원 김종민 님도, 한국기원 박장우 님도, 충북바둑학원 최계성 원장님도, 비올렛베이커리 사장님도 뜻을 보탰다. 그리고 늘 바둑과사람 행사에 적극적인 아름다운 분들의 십시일반이 보태어져 비로소 여자맑은샘배라는 옥동자를 보게되었다. 그래서 광복절을 택했을까. 그리고 오늘 아침 수원여성선수 박순덕 님도 기부행렬에 동참했음을 밝힌다. 


‘앞으로 매년 8월15일 광복절엔 무조건 여자맑은샘배가 열립니다!’



▲전국 유명바둑도장과 바둑학원에서 그들의 대표꿈나무들 16명을 보내어 바둑과사람회관에서 기량을 한껏 경주하게끔 했다. 향후 광복절에는 늘 여자맑은샘배가 열린다.


노력 이외의 일로 고통 받는 꿈나무들이 없게끔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대회. 지금은 어엿한 일본 관서기원의 중견프로이자 일본바둑계 중추로 자리잡은 아들 홍맑은샘의 이름을 걸고 아빠 홍시범(바둑과사람 대표)이 만든 보은(報恩)의 대회 맑은샘배. 그 맑은샘배가 또 한 번 진화했다.


기존 맑은샘배와는 별도로 여자어린이만 출전할 수 있는 2022 맑은샘배 여자어린이최강전이 광복절인 15일(월) 오전10시 서울 은평구 바둑과사람 회관에서 16명의 정예 여자꿈나무들이 모여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경주했다. 


대회는 A7리그 4라운드  각 10분에 30초 3회가 적용되었다. 다만 우수선수들이 겨루는 학업의 연장이기 때문에 시간패 반칙패 등은 경고로 취급하기로 했다.  


여자맑은샘배는 우승상금 100만원이고 순차적으로 소정의 상금이 주어지는데, 16위를 해도 10만원의 '용돈'이 주어진다. 게다가 즉석에서 이름 지어지는 특별상도 많아서 나름 즐거운 잔치가 되었다.


정예 16명은 충암도장, 장수영도장, 산본도장, 김신영학원, 평택엘리트학원, 제주강순찬학원, 서산유경남학원, 세종안관욱학원, 송파이세돌학원 등 유수의 미래동량을 키우는 명문학원을 대표하는 보물들이다. 학년은 다르고 기량도 다르지만, 뭐 그까짓 것이 대수랴.


▲초대 여자맑은샘배 결승 강지우-정지율(승) 경기 모습. 


소년체전 금메달리스트 정지율이 동료였던 강지우를 물리치고 첫 여자맑은샘배를 석권했다.


지난 5월 구미에서 벌어진 소년체전 여자초등단체 금메달리스트인 정지율은 탁월한 기량을 뽐내며 4라운드로 벌어진 대회에서 홀로 4승을 거두며 여자유소년 강자로 우뚝섰다.


정지율은 첫판부터 지난 3월 맑은샘배 우승자 우달영의 동생인 우하영을 맞아 신승을 거두고 첫 관문을 통과했다. 다음, 세종 기대주 김나연을 이기고 우승의 가시권에 들어왔다. 3라운드에서 역시 강호 송연제를 꺾고 최종 결승에 나아갔다. 


결승에서는 '절친' 강지우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중반 한때 승부처에서 강지우가 쉬운 선택을 하는 바람에 정지율은 중앙에서 큰 집을 마련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흑11집반승. 


평소 기량은 타이젬 7단 정도라도 밝힌 정지율은 “그간 특별한 성적을 올린 적은 없지만, 소년체전과 이번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여 기분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지율은 평택에서 현재 수학 중.


▲준우승 강지우와 우승자 정지율이 엄마와 함께.


산본에서 수학중인 강지우도 이서진 김채원 홍나경을 거푸 꺾으며 결승에 올랐고, 지난번 소년체전때보다 힘이 더 붙었다는 평가.


한편 제주에서 온 홍나경은 막판 분루가 이어지며 5위에 머물렀고 고지우도 같은 2승2패로 9위에 랭크되었다.  서산 박소은, 세종 김나연도 2승2패로 준수한 성적. 


가장 어린 출전자로 관심을 끌었던 이지유(8)는 1승을 올리는 성과가 있었고 양재영(10)도 1승.


사진과 함께 대회 분위기를 살펴본다.





▲오전10시 간략한 개회식이 시작되고 룰 설명이 이어진다. 사회엔 이승주 전 초등연맹부회장.


▲이 헬로키티 인형은 모두 트로피로 사용된다. 충북바둑학원 최계성 원장이 손수 골라서 공수해주었다고.


▲바둑과사람 공식심판장 심우섭 사범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인삿말.


▲대회가 시작되었다. 앞 사진은 이서진-이지유.


▲민정원-엄유주.


▲정재인-강지우.


▲공동9위 양재영(10). 


▲공동9위 이현영(2승2패).


▲서산에서 온 유망주 박소은. 처음엔 2패 나중엔 2승.


▲소년체전 제주대표 고지우(강순찬도장)도 2승2패.


▲공동9위 김채원.


▲공동9위 엄유주..


▲아름다운 4패 공동9위 민정원.


▲공동9위 이지유(10)는 귀중한 1승을 올렸다. 





▲'지금 성적이 어떻게 되지?' 전광판에 선수와 학부모들이 모여들어 관심을 표하고 있다.


▲경기 후 짬짬이 선수들을 지도하는 사범님들. 홍성원 사범과 양재영.


▲세종에서 김나연을 대동하고 온 이동은 세종바둑협회 전무가 성적표를 가리키며 뭔가 코치해주고 있다.


▲'기억하실라나?' 김현정 김효정 자매와 김효정의 아들이 함께 포즈. 김효정 프로의 언니인 김현정은 동생과 동문수학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결혼했고 일본프로로 활동하고 있다. 남편 나카네 나오유키로 역시 프로. 한국에 잠시 들리러 왔다 바둑과사람을 방문했다고.


▲대회장 한쪽에서는 전국체전 울산대표팀이 전지훈련차 바둑과사람을 방문했다. 좌측에서는 울산mbc가 동행하여 훈련과정을 취재하고 있고 오른쪽 편에서는 선수들이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 흰티셔츠가 울산바둑협회 박기주 전무.


▲'히야! 나도 사인을 다 해보네~!' 경기가 끝난 선수들은 마치 프로기사처럼 부채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다. 첫 여자대회인 만큼 이를 기념하기 위한 목적인 듯.


▲결승진출판. 정지율(승)-송연제. 


▲결승진출판. 강지우(승)-홍나경. 


▲결승 정지율-강지우.  


▲세종 안관욱학원에서 수학중인 김나연은 5위.


▲처음엔 2승 그러나 뒷심부족으로 2승2패로 마감한 홍나경(제주 강순찬도장).


▲3승1패로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안타깝게 5위에 랭크된 정재인.


▲대전에서 온 이서진은 공동5위..








▲특별상으로 자세가 좋은 어린이 엄유주가 받았다. 시상엔 심우섭.


▲또 제주에서 대회에 출전한 두 선수 고지우 홍나경과 홍나경의 아빠가 함께 포즈.


▲공동9위 시상식. 박소은 양재영 충암도장사모 박순옥(시상) 이현영 고지우.


▲공동9위 시상.엄유주 김채원 이지유, 김신영학원 김수기 원장(시상).


▲공동5위 시상. 심우섭 (시상), 이서진 정재인 홍나경 김나연.


▲3승1패로 5위에 그친 불운을 커버하기 위해 정재인에게 또하나의 상품(부채, 음료)을 주는 배려.


▲공동3위 시상식. 유경남 사범(시상), 송연제 우하영.


▲송연재 우하영의 엄마와 함께.


▲준우승자 강지우와 A7박연숙 실장(시상).


▲우승자 정지율.


▲1패후 3연승 우하영은 3위. 지난 3월 맑은샘배 우승을 차지한 우달영의 친 동생이다.


▲역시 우승자 정지율에 패한 송연재는 공동3위.


▲준우승자 강지우.


▲우승자 정지율.


▲지난 5월 구미에서 벌어진 전국소년체전 여자초등부에서 금메달을 경기선수단 정윤서 정지율 강지우.  정지율 강지우는 이번 대회 결승에서 만났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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