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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20 02:36:51
  • 수정 2022-06-20 07: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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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들어진 인생, 슈퍼시니어들의 귀환! '제1회 운초배가 전국 17개 시도를 대표하는 시니어단체전으로 충북 청주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전 선수들이 운초선생이 직접 난(蘭)을 그려넣은 부채를 활짝 펴고 기념촬영. 


서울서 대구서 인천에서 창원에서 강원 제주에서 모두들 개회 시간보다 1시간여 일찍 대회장에 당도했고, 자신보다 먼저 나와 있는 84세 운초선생의 건강함에 놀랐으며, 이내 이구동성으로 '이런 좋은 무대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전국의 국수들을 한자리에 모시게 되어 감개무량하죠. 평생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고 바둑 한 길을 걸어오신 시니어 여러분들께 잠시나마 보답하고자 조촐한 대회를 열었습니다. 또한 제가 오래 건강하게 살려고 (대회를)열었어요. 하하.” 


구름 운(雲) 땔나무 초(樵). 운초 류귀현(84)은 문학과 시와 문인화에도 밝다. 2002년 한국문학회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2008년 70세 늦깎이로 ‘봄날은 간다’를 발행했다. 문인화에도 도전하여 난을 쳐서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했고 충북 초대작가가 된다. 문학과 예술에 탁월한 조예가 있다보니 청주문화원장까지 맡게 되었고, 2006년 자신의 호를 딴 운초문화재단을 설립하게 된 것은 자연스럽다. 뿐만 아니라, 충북체조협회장, 충북생활체육테니스협회장, 국제로타리 3740지구 총재 등 문화 예술 체육 봉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늙을 틈이 없다. 


문화예술이 융성한 아름다운 세상을 추구하는 운초문화재단에서는 고령화사회 건강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른들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시니어 바둑대회를 추진했다. 참가비도 받지 않고 선물은 한아름으로 준비해두었고 돌아갈 여비까지 모든 출전자들에게 챙겨주는, 슈퍼시니어선수들이 모처럼 호강하는 운초배가 열리게 된 배경이다. 


제1회 운초배 시니어 전국시도대항 바둑대회가 19일 청주 오송C&V센터 대회의실에서 전국에서 모인 슈퍼시니어(65세 이상) 3명 단체전으로 벌어졌다.  

 

▲ 이 사회로부터 받은 걸 조금이나마 환원하기 위해 운초문화재단을 설립한 운초 류귀현(84) 선생은 바둑 또한 5단의 실력자이며 바둑문화에 끼친 공로를 위로하는 의미에서 시니어들을 불러모아 대회를 열었다. 


대회 기획은 운초선생이 직접 고안했다. 일반적인 대회와는 약간 규정이 다르니 이해가 필요할 듯하다.


3인단체전이며 참가 기준은 경로우대제도의 근거가 되는 65세 이상이며, 17개시도 공히 1개 팀만 출전할 수 있다. 시상금은 참가선수에게 여비정도는 돌아갈 수 있도록했고 16위까지 상금의 주어졌다. 우승상금 300만원.


대회방식에 설명이 필요하다. 16개 팀이 3라운드를 벌이는데 고유번호를 뽑고 나면 차례로 상대가 정해진다. 스위스리그라면 통상 우승자를 가려내려면 4라운드를 해야 맞다. 그러나 운초배는 3라운드로 치르며, 당연히 동률이 나오게 될 것이다. 이때는 집수 차이로 순위를 가린다.


우승팀은 3승을 거둔 시도팀이 2개 이상이 나오며, 그들의 순위를 누적 집 수 차이로 가린다. 소위 방내기로 집 수 격차를 많이 벌이는 것이 유리한데, 시니어들이 소싯적 많이 해보던 스타일(시간패나 불계패 등은 91집으로 간주하고). 또한 제한시간은 타임아웃제로 40분이다. 


▲충북-서울의 3라운드 경기. 맨앞은 송주찬-박휘재.


결국 우승은 장시영 정인규 박휘재로 구성된 서울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애당초 우승후보는 단연 대구였다. 대구선수들은 이학용, 박강수, 신영철 등 모두 국수급 실력자들이었다. 다음 후보로는 압구정 대부 장시영, 연대 레전드 정인규, 정맥회 박휘재가 버틴 서울이었다. 다음 인천 박윤서 서부길 윤명철이 버틴 인천, 노근수 주준유의 경기, 그리고 박성균 차진곤의 제주가 다크호스였다. 


실제로 개인 3승씩 도합 9승을 거둔 대구는 막강했다. 그러나 지독한 로컬룰에 의거해서 대구는 준우승에 그치게 된다. 우승은 서울의 차지였다. 


오전1경기 오후2경기를 치른 운초배는 2경기를 치른 현재, 대구와 서울 그리고 경남과 대전이 각 2승으로 우승권에 일단 근접했다. 



이때만 해도 대구의 우승이 유력했다. 일단 경남과 대전은 절대실력에서 대구나 서울처럼 막강한 전국구가 없기 때문에 3라운드에서 승수추가가 어렵고, 추가하더라도 방내기에서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서울과 대구의 싸움인데...


서울은 265.5집(187+78.5) 대구는 321.5집(181.6+140)으로 이미 대구가 56집이나 앞선 상태에서 3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서울은 충북, 대구는 광주와 3라운드에서 만나는데, 충북은 1승1패를 기록한 팀이며 광주는 2패를 기록한 팀. 대구의 우승은 거의 따논 당상이었다. 


그런데 막판 대역전이 일어났다. 대구도 광주에게 3승을 거두었고 모두 큰 격차로 승리했지만, 서울은 정인규와 박휘재가 충북을 상대로 두판을 만방으로 보내는 바람에 졸지에 91집의 선물을 두 판에서 받았다. 이리하여 대역전.


▲광주-서울의 3라운드 경기. 사진은 신영철-김영수.


3위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동네 1급팀’ 경남. 역시 3승으로 거두었지만 집 수 차이에서 밀려 3위에 그쳤다. 경남은 2라운드에서 다크호스였던 경기의 노근수 주준유를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4위엔 강신덕 김세권이 활약한 경북이 차지했다.


준우승팀이 우승팀에게 패하지 않은 것도 살짝 야릇하고, 준우승팀이 단 한판도 놓치지 않았다는 게 조금  안타깝지만,  어차피 모든 건 복골복이었다.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인데, 마지막 판까지 흥미를 더한다는 의미에서 재미있었던 대회였다. 



사진과 함께 대회 분위기를 전한다. 



▲대회가 벌어지는 청주 오송C&V센터 전경.  


▲현관에 플랜카드가 선수들을 반긴다.


▲이범석 청주시장 당선자의 축사. 조기식 충북바둑협회장 환영사, 김만수 심판위원장의 규칙 설명.


▲첫 대회가 오송C&V센터 대회의실에서 시작되었다.   


▲서울 정인규-전남 김성국.


▲대구 박강수-전북 최용승.


▲청주 홈팀 청풍명월 김용섭-제주 차진곤.


▲이것이 승부판! 경북 김세권-대전 이석묵 경기를 양팀 선수들이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 논개작전 중. 제주 박성균-경기 김진필. 둘은 절친한 사이로 혹시 오늘 만나게 되면 한돌기우회 김진필 단장이 논개처럼 적장 박성균을 꽉 껴앉고 순국하겠다고 농반 진반. 실제로 첫판부터 양팀은 만나게 되었고 말 그대로 장렬하게 두점바둑 김진필이 산화했다. 그 결과 팀은 2-1로 승리했다.  이 판을 제주가 놓치면서 상위입상에는 실패. 


▲우리는 오랜 친구들. 전북 양완규 한칠성과 대구 신영철이 식사중 담소하고 있다. "우리 5년전에 이창호배에서 한번 만난 적이 있어."(신영철이 한칠성에게) 


▲ 팔괘가야금병창단의 식중 공연. 이들은 선수들이 식사 시간에 소리를 들려주었다. 


▲JTBC풍류대장 출연 ‘서일도와 아이들’의 공연. 


▲청풍명월의 주무로 활약한 이정숙 제천바둑협회 이정숙 전무가 대회장 뒷편에서 국회기우회장을 역임한 바둑광 오제세 전의원과 3번기를 벌이고 있다. 


▲충북대표선수 김용완(왼쪽)와 충북바둑학원 최계성 원장(오른쪽)이 대회 진행에 여념이 없자, 전북 시니어 권병훈선수가 일손을 도와주고 있다.  


▲세종 장흥식-전남 전동규 전 순천바둑협회장


▲얼굴보이는 쪽은 인천 서부길 윤명철 박윤서. 서서 관전하는 이는 조경운 충북바둑협회 전무이사. 그리고 검정 티는 충북 김용완 김용완 선수(오늘은 심판으로 출전했다.). 


▲대구 에이스 이학용.


▲충북바둑의 두 어른. 류귀현 선생과 조기식 충북바둑협회장의 다정한 한 컷. 두 분은 경기 내내 관전을 했고 끝날 때까지 선수들과 함께 했다. 


▲충북 김상범- 전북 한칠성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조기식 충북바둑협회장


▲박휘재-박윤서(오른쪽)를 매우 좋아한다는 류귀현 선생은 박윤서의 바둑을 끝날 대까지 줄곧 서서 관전하는 성의를 보였다. 


▲기념품으로 출전자 전원에게 지급된 부채. 충북미술대전 초대작가인 류귀현 선생이 난을 직접 그려넣은 작품이라도. 그외 직지빵과 창원생명쌀도 이범석 시장당선자의 협찬물. 


▲9위~16위 시상식.


▲4~9위까지 시상식.


▲3위 시상 경남. 류귀현 선생(시상),  남경호 하만옥 정영환. 조기식 충북바둑협회장(시상)


▲준우승 대구. 이학용 신영철 박강수.


▲우승 서울. 장시영 박휘재 정인규.


▲연단을 내려와서 다시 우승자들 한컷.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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