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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07 14:13:43
  • 수정 2022-06-08 10: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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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아름다울시고~!' 슈퍼시니어들의 '동행'에 나선 여자선수들 전원이 함께 했다. 


처음엔 슬슬 걱정이 되었다. 공지를 한 달도 더 전부터 올렸지만 초기엔 신청하는 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남녀페어대회라는 것이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흥미롭겠지만,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짝을 모시기가 난해하고 더욱이 하수입장에서 감히 상수에게 짝을 하자는 얘기를 건네기도 힘들고...


‘나 같은 하수가 어디 민폐 끼치려고...“ 하던 분들이 집요한 사범님들의 설득에 하나 둘씩 짝을 맞춰서 출전신청을 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붓물 넘쳐터지듯 불어났다. 애초에 16팀 정도로 생각하던 것이 30개 팀을 훌쩍 넘겨버린 것. 


주최 측은 '큰일 나겠다' 싶어서 그만 커트를 한 것이 32강까지였다. 대회사이즈를 미리 계획한 것이 있기 때문에 부득이한 조치였다. 사실 운영비용이 예상초과였다. 


평생 바둑만을 사랑한 죄로 어느새 슈퍼시니어가 된 이들은, 서로 이름만 알 뿐 또는 얼굴만 넌지시 알 뿐, 서로 섞여서 바둑 한 판 두어볼 기회가 없었던 게 사실이었다. 이제 이번 동행으로 그 물꼬가 트였다. 


특히 여성시니어들은 성인이 된 후 바둑을 알았던 이들이 대부분이며 그들이 현재 한국여성바둑을 이끌어가는 위대한 분들이다. 대부분 살림하면서 아이 키우면서 바둑을 접했을 테고 남성위주의 바둑문화는 그 배움에 있어서도 제약이 많았을 것임에도, 그 정도의 실력이라면 절대 부끄러운 게 아니고 오히려 당당해야한다. 실제  한국 최고수준이다.

 

수도권은 물론이며 전남에서 대구에서 제천에서 괴산에서 짝을 맞춰 '동행'해주었다. 새삼 바둑선진국 일본에서 왜 페어바둑이 열광하는 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겠다.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다. 두 경기 모두 결승이다. 정민숙이철주-한문덕박애영(왼쪽), 최영주 양덕주-장용미 최진복.


“기사 왜 안 써요! 어제 (술) 많이 펐나 봐요. 빨리 대진표도 올리고 좀 해봐요!”


오전에 기사를 작성하려고 맘을 먹고 있는데 지인들로부터 연신 재촉하는 전화 문자가 빗발친다. 전화받고 답장해주느라 더 늦어진다. 결론은 남녀 슈퍼시니어들의 기가 막힌 동행은 벌써 다음 대회 기획이 오갈 정도로 흥행대박이다.


연휴의 마지막 날 6일 서울 바둑과사람회관에서는 평생 바둑의 길을 걸어온 슈퍼시니어들 31쌍이 모여 쌍쌍페어대회 제8회 원봉Together 동행을 가졌다. 


과연 누가 최강 男女커플이 될 것인가.


예상만 무성할 뿐 가늠할 수 없었다. 여태 한 번도 이런 대회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참으로 쟁쟁하다. 시니어랭킹1위 심우섭, 영원한 아마국수 박성균, 그리고 실력최강 김희중, 새로운 바둑의 메카로 떠오른 부천의 안재성 양덕주 이용만 최진복 서부길 박휘재 등 정맥회 멤버들이 호시탐탐하고 있다.


또 대학바둑의 초강자 유종수 채영석 조병철, AI교육가로 변신한 노근수, 최고수교수님 정연우, 또 천재들의 베이스캠프 정경수 원장. 그외 곽웅구 허정식 박정윤 이정권 장부상 김종민 주준유 등 실로 쟁쟁한 멤버들이다. 뿐만 아니라' 주니어성 시니어' 인기 바둑유튜버 강남바둑 한문덕까지 총 출동이다.


그들과 짝을 이룬 여자선수들은 더 쟁쟁하다. 시니어여성바둑의 대부 인천 곽계순, 서울 맹호 문영자 고정남, 그리고 광명 김미애 군포 김순득은 서로가 짝을 맺고 싶어하는 초강자 그룹이다. 


또한 대구 한미애도 대학시절부터 소문난 강자며, 송정숙 정애경 장용미 김시옥 송난희 박은선도 압구정, 바둑과사람 등지에서 맹훈련을 하는 은근슬쩍 강자로 정평이 나 있다. 또 있다. 주민증을 까지 전에는 시니어인줄 몰랐던 이승현 강나연도 출전한다.


엮어야 힘을 쓴다. 페어바둑의 대가이며 90년대 페어대회 2관왕에 빛나는 심사위원장 임동균은 마이크를 잡고 미리부터 요주의 사항을 숙지시키며 개막을 알린다. 


“여성분들이 어려운 순간이 오면 흔히 순서를 넘기려고만 하는데 그러다가 엉뚱한 곳을 두어서 바둑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수가 최선이 아니라도 나의 파트너를 믿고 자신이 해결해야 합니다.” 


▲우승 최진복-장용미.


“창혁이 엄마가 잘 뒀어요!”
“우리 회장님 내공이 엄청났어요!”


최진복장용미, 한문덕박애영 페어가 남녀페어대회 동행에서 공동우승을 차지했다. ’창혁이 엄마‘는 장용미를 일컫고 ’회장님‘은 여성바둑연맹회장이었던 박애영을 말한다. 


최진복은 장용미의 두 아들에게 어릴적부터 바둑을 가르쳤고 그 인연으로 호칭까지 ’창혁이 엄마‘라고 친근하게 부르게 되었다. 그들의 20년이 훨 지난 인연 탓에 물어볼 것도 없이 페어가 되었고, 결국 엄마 장용미가 생애 첫 우승이라는 감투도 쓸 수 있었다.


최진복장용미는 정경수송정숙, 주준유박문진을 이기고 가뿐히 2승을 거두었다. 다음 자타공인 우승후보 김희중김시옥과의 한판을 힘들게 넘어가면서 우승의 느낌을 받게 된다. 결승에서는 공부하는 페어 양덕주최영주를 만나 시종 팽팽한 가운데 서너 집을 남기면서 대망의 4승을 거두었다. 


▲우승 한문덕-박애영.


교양 있는 여성이 되려면 바둑을 꼭 배워야 한다는 지론을 가진 박애영은 대학바둑연맹 부회장 그리고 여성바둑연맹회장을 역임한 한국여자바둑의 대모. 한문덕과는 오랜 인연으로 아들과 같은 관계이며 경기 중에도 짬짬이 ’우리 문덕이 잘 부탁해요‘ 라며 엄마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문덕박애영의 우승은 예상하기 힘들었다. 한문덕이야 연구생1조의 실력파였기 때문에 그 실력을 의심치 않았지만 박애영은 3단으로 그리 강자축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호흡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의외로 박애영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엄마표 바둑의 진수를 보이면서 내치에 힘써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용만심명옥 박정윤김길자를 꺾고 2승을 거둔 뒤, 역시 세 번째 판에서 우승후보였던 노근수김순득마저 꺾으며 더 이상 이변이 아님을 알렸고, 결승에서는 이철주정민숙에게 쉽지 않은 바둑을 막판에 역전에 성공하며 우승을 이뤘다 


▲조그만 정성에 큰 정성으로 화답하는 시니어바둑이 좋다는 친바둑기업 (주)원봉 김영돈 회장은 원봉투게더와 별도로 또 다시 '동행'을 후원했다. 대회를 마칠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은 그도 기력 5단의 바둑애호가.


처음 시도되는 이번 ‘동행’은 시니어선수들을 위한 무대마련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친 바둑기업 ㈜원봉(회장 김영돈)이 기발한 기획자 바둑과사람 홍시범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면서 성사되었다.


이번 대회는 남자선수는 모두 7단에 두고 여자선수들의 기력으로만 치수를 정했다. 예를 들어 여자선수가 5단이고 3단이면 아예 그 팀의 치수가 두 점이 되는 식이다. 원래 페어대국에선 두 단 차이면 정선이다. 또 상대가 7단이면 특별히 +1점을 추가하게끔 로컬룰을 정했다. 그러다 보니 고수 팀은 상대적으로 많은 불이익을 받은 면도 있었다. 


“역시 치수에 장사 없더라.”(박성균)

‘동행’의 기획 의도는 즐거운 인생을 살자는 것이고,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하수인 여자선수들을 많이 무대로 모시기 위해 노력했다. 첫 대회이니만큼 하수페어에게 좀 더 기회를 드리려고 의도한 점도 있다. 다음 대회에서는 치수와 로컬룰도 당연히 조정이 들어갈 것임을 밝힌다.(홍대표)


슈퍼시니어들의 아름다웠던 이인삼각(二人三脚)을 사진과 함께 돌아본다.









▲경기장 입구에 분위기를 띄우는 걸개가 걸려있었다. 물이 굉장히 시원해보인다. 원봉루헨스정수기에서 나오는 물은 다 저런가 보다.


▲실제 값보다 더 값 비싼 우승트로피. 뭔가 추억과 낭만과 뭐 이딴 것이 떠오르는 딱 시니어에 어울리는 조형이다.


▲남녀가 나란히 앉아 수담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은가. 현수막에 보이는 '동행'이라는 분홍글씨를 주목하시라. 참 걸작이지 않은가.


▲'동행 '글씨가 잘 보입니까? 이 글은 붓글씨명인 청산의 작품이다. 청산은 본 대회에 이 글을 기꺼이 기증했다. 물론 티셔츠로 제작해 기념품으로 다들 드렸다. 청산은 어디있냐 하면, 지금은 바둑둔다고 바쁘고요~ 좀 있다 나올 겁니다^^.


▲'우리는 '무늬만' 우승후보!' 동행을 상징하는 대표선수들이 첫판부터 만났다. 이승현박성균-강나연유종수. 이승현 강나연은 대회 유이한 여자7단이며 둘 다 주민증을 확인 안했단다. 시니어만 참여를 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근데 누가 이겼을까?  


▲어자 최고단인 7단들이 우승을 차지하기엔 난망한 구석이 여기 있다. 이른바 치수조견표인데, 결론적으로는 여자 4~5단이 우승의 최적조건이다. 시니어여자선수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바둑진행자로 유명한 이승현은 최근 대구바둑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지난 주말 김해바둑대회에서 급 상경했다. 파트너인 박성균도 역시 김해에서 밤새 달려 올라온 케이스. 신수는 원해보여도 엄청 피곤할 페어다. 이들은 2승2패의 성적을 남겼고, 박성균은 특히  '치수엔 장사가 없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유럽바둑챔피언을 역임한 유종수는 한국보다 독일에서 더 유명하며 현재 '고교동문전'을 진행하고 있다. 파트너인 강나연은 한국기원 미래교육콘텐츠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재원이다. 역시 이들도 종국에는 2승2패. 아까 그 판은 유종수강나연이 반집을 이겼다. 참고로 동행에서는 호선일 때 덤은 4집반이다. 지금 바둑판에서 상변 모습을 보라. 거의 접바둑을 두듯 백이 바쁘질 않은가. 거의 접바둑이 아니고 강나연이 7단인 죄로 이렇게 많이 접었다. 넉점을 접힌 흑은 과연 누구게요? 정답은 아래 사진을 보면 된다.


▲유종수강나연-김희중김시옥. 김희중이 바둑둔 지 거의 60년만에 넉점을 접히고 두어보는 역사적인 한판. 강나연이 7단 상대인 김시옥이 3단. 게다가 7단 페널티 한점. 그래서 도합 넉점이다. 처음엔 석점을 놓고 두려다가 기자가 로컬규정상 넉점임을 알려주자, 강나연의 넉두리에 굉장히 고생했음을 밝힌다. 종국후 김희중 왈, "귀가 두 덩어리가 죽었는데도 흑이 유리하던데? 석점이면  큰일날 뻔했어." 


▲'첫판만 어려워~!' 인천 원용혜서부길은 첫판을 패하며 낙심했으나 그뒤 내리 연전연승 3승을 올렸다. 그러나 저러나 서부길사범은 몸을 너무 쓴다~. 


▲우승후보로 꼽힌 노근수김순득. 최근 'AI포석을 말하다'는 책을 펴낸 바둑석학 노근수는 바둑이 탄탄해졌다는 평이고,  '서울사는 군포우먼' 김순득은 여성바둑계에서는 이미 소문난 강자. 이들은 전반 두판은 잘나갔으나 후반 두판을 내리 패하며 2승2패로 마감. 


▲이 여자페어는 선수가 아니고 바둑과사람 홍시범 대표의 팬클럽회원들. 과거 바둑과사람 행사에서 선물을 들고 자주 얼굴을 비췄던 동네유지분들인데, 오늘도 선물을 한아름 들고 등장했다.


▲'선생님 강의가 머리에 속속 들어와요~!' 시니어1위 심우섭과 그의 제자 송난희의 작전타임. 선수구성으로 볼 때 남들이 우르러볼 팀이지만, '성적이 그 참... '  


▲성남의 간판 남여 박미화장부상. 성남바둑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박미화는 잘 안풀리는 듯 손수 장부삼을 지도감독(?)하고 있다. 그녀는 과거 내셔널 성남팀의 감독이기도 했다. 2패 후 2승으로 그럭저럭 성적.


▲역시 초반엔 수줍게 2패, 더 이상 밀릴 수 없다고 다짐한 뒤 2승. 2승2패를 기록한 박휘재유경자. 


▲'바늘 가는데 실이 없을 쏘냐?' 박휘재의 오랜 친구 주준유와 박문진페어도 2승2패. 박문진은 수원여성연맹회장을 역임했고 주준유는 한돌기우회 핵심멤버. 


▲'바둑천재들의 베이스캠프'의 저자 정경수 원장과 숨은 고수 송정숙 페어. '숨은 고수'는 딴 뜻이 아니도 이름표가 뒤집어져서 한 말임^^. 정경수 원장과 기자는 33년째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가 바둑을 두는 모습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신비의 교관이다. '그나 저나 이 좋은 파트너 모시고 4패가 뭡니까? 4패가.'


▲압구정 레이디스리그의 강자 박은선과 교수님최고수 정연우. 잘 안풀리는 듯 정연우의 표정과 몸짓이 아리까리하다. 둘은 압구정에서 평소 경기도 자주 하는 편이다. 첫판에서 강적 심우섭송난희를 꺾었으나 노근수김순득을 만난 이후 연 3패로 추락. 


▲박정윤김길자는 의외의 선전으로 3승1패를 마크했다. '딱부리' 박정윤은 10년 전만 해도 전국대회를 호령하던 강자였고, 김길자는 포항에서 서울로 손자 돌보러 일시 상경한 바둑마니아. 경북바둑협회 부회장이며 내셔널 포항팀을 후원하기도 했고 포항 한점회의 주력멤버다. 현재 압구정에서 2년째 기력연마 중. '마당발' 박성균이 둘을 맺어주었다고. 


▲대구팀들이 대거 상경했다. 박성빈한미애의 성함이 낯설겠다. 박성민은 대구동호인강자로 타이젬8단의 기력이며 한미애는 대학시절부터 강호로 소문이 자자했다. 전날 김해시장배 여성단체부에서 이승현과 한미애는 개인 4승을 올리는 기염. 한미애도 서울대회에 나오면 ㅎㄷㄷ 수준일 듯. 


▲또 하나의 대구팀 정세진임은정. 역시 타이젬 8~9단 왔다갔다 하는 정세진과 파이팅이 좋은 임은정은 약체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무려 '2승씩이나' 거두었다. 임은정은 대구-서울 간 로드매니저를 겸하며, 짱짱한 5단인 기자에게 '호선으로 이길 수 있다'고 늘 큰소리치는 여걸.  


▲'바둑에 취하면 백약이 무효!'  5일 목포(신안)-김해, 6일 김해-서울, 7일 서울-신안. 무려 1500km를 바둑찾아 날아다니는 신안공무원 김종민은 짬을 내서 바둑을 두어도 잘두는 7단이다. 파트너 문영자는 서울의 여성바둑의 강자. 그러나 김종민이 피곤한 탓인지 1승3패의 저조한 성적을 올리고 말았다.


▲충북 괴산에서 온 남미자청산. 사실 이 페어도 청산이 타이젬8단 실력이라 참가에 의의를 둔 케이스인줄 알았는데, 충북체전 여자대표선수 남미자의 맹활약 덕에 2승을 올렸다. 여기서 또 퀴즈. 남미자 씨의 나이를 맞춰보시라. 정답은 아래 사진에. 


▲또 충북 제천에서 온 이정숙임창순. 이들이 누구냐 하면, 자연치유 힐링바둑축제의 원조는 청풍명월배이며 최초의 발안자가 바로 임창순이며, 현재 이를 이어받고 있는 제천의 사무국장이 '열혈소녀' 이정숙이다. 임창순은 현재 제천에서 사회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도 3승1패? '칼칼한 정숙여사님 덕이겠지요~' 정답은 70세(헉! 거짓말...)


▲바둑과사람만의 독특한 쉬어가기 코너 복권긁기. 대회 중간에 모든 이들에게 즉석복권 두장씩을 나눠주며 최대 3억까지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다. 다들 '복권만 제대로 긁히면 이 생활 끝이야'를 속으로 되뇌이며 긁었다. 찰나의 행복을 만끽하며.


▲그러나 모두들 제자리에 앉아 있는 걸 보니 3억원은 다음 기회에 보기로 하고, 지금 파트너에 만족하면서 열심히 바둑공부하기로 맘을 다잡았을 게다. 왼쪽에 1천원은 복권으로 획득한 불노소득인 듯. 그 유명한 부천知바둑센터를 운영하며 바둑의 메카를 구현하고 있는 정민효 부천바둑협회 전무와 부천여성연맹회장을 역임한 최서영(왼쪽)의 다정한 복기. 성적은 너무 화려하여 생략.


▲성적 얘기를 하니 갑자기 떠오르는 조가 있으니, 참가에 의의를 둔 올림픽정신에 입각한 손병남김대환이다. 일반 직장인이면서 연말에 어린이짝꿍대회를 후원하는(그러고 보니 '동행'과 비슷하네요^^) 아름다운 맘을 지닌 김대환이 호탕한 수원누님 손병남에게 감히 전화를 넣어 출전을 감행한, 이른바 깍뚜기가 2승씩이나 거두었단다.  '이럴 수가? 대회 수준이 낮은 건가?' 아니, 혼잣말임돠... 


▲참고로 대진표가 너무 적다고 불평하시는 분이 있는데, 손가락으로 확대하면 확대된다. 김대환손병남은 22번이다.


▲심판위원장 임동균은 90년대 두번의 국내페어대회를 석권한 페어바둑의 달인이다. 


▲'이를 어쩌면 좋으냐' 나라잃은 표정의 부천사는 심명옥님(오른쪽). 


▲적어도 3승1패는 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딱 3승1패만 했다. 끝장승부의 달인 안재성과 시니어최강 곽계순(6단으로 나왔음). 이들은 모처에서 페어바둑은 물론이며 개인트레이닝도 엄청 하는 비밀결사대. 이들이 우승못한 게 오히려 이상하다 싶었는데.... 1패의 원인은  '체인징파트너였다'는 설이 '선데이바둑일보'에 떴다.


▲바로 1패는 양덕주최영주에게 당했는데, 최영주는 과거 압구정쌍쌍파티에서 안재성과 호흡을 맞춘 파트더였고 안재성에게 바둑을 사사한 '유망주'. 이런 유망주를 파트너로 키워 결승까지 갔으니 양덕주가 대단한 건가?  농담이고, 최영주에게는 양덕주도 스승이라고.  아래 사진 참조.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최영주양덕주-안재성곽계순.


▲자타공인 우승후보였던 김시옥김희중. 압구정 최고수 김희중은 김시옥의 바둑을 자주 보았고 예의 시원시원한 기풍이 맘에 들었다며 흔쾌히 짝을 수락했다고. 김시옥은 실제로 바둑이 더프 그 자체였으나 고수 김희중을 만나 다소 부드러워졌다고. 역시 호쾌남 김희중 왈,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두고 싶은대로 둬요." 


▲푸른돌의 오랜 친구 장수연조병철. '뭉치니까 세네?' 역시 친구는 동행할 때 빛을 발하는 가 보다. 성적이 꽤 좋다. 3승1패. 그 1패는 1집패였는데...


▲가장 많은 관중을 불러모았던 조병철장수연-양덕주최영주 판. 마지막 반패싸움(실제는 2집짜리)을 끝까지 끌고 갔으나 결국 양덕주최영주가 그 패를 이기며 1집을 이겼다. 빅백승이니 결국 반집승부였다. 그 와중에 앵덕주는 정확하게 자신의 반집을 종국 후 만인에게 밝혔다. 무서븐 분~.


▲이철주정민숙. '최강' 이철주와 '중수' 정민숙이 의외로 결승까지 다다랐다. 역시 페어바둑은 튀지 않고 잘 따라와야 또는 따라가야 하는 법인가 보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이 한이 없는지라, 결승에서 다 잡은 바둑을 깜빡 실수로 놓친 것에 여한이 남을 법도 한데, 서글서글한 이철주 왈, "여기까지 왔으면 되었죠!"


▲특급영재 조련사 빡빡이 정경수 원장. 포스는 세계최강이다.


▲박은선. 


▲송난희. 


▲고정남. 


▲장수연. 


▲주미란. 


▲연대OB선수이자 서울푸른돌의 영원한 감독 채영석과 '압구정아이돌' 김미애는 당초 바둑일보가 꼽은 우승후보였는데... 1승3패로 이해안될 저조한 성적을 보여, 바둑일보의 권위가 문제될 정도로 심각하게 추락했다.


▲싸우나요? '등 돌린 파트너' 김미애채영석. 싸운 게 아니고 비번이라서 등 돌려서 연습중입니다.^^


▲부천여성연맹회장 김미경은 '은둔고수' 문영출과 짝을 맞췄다. 처음엔 산뜻한 1승을 거두었지만 내리 3연패. 이때 떠오르는 말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1승은 부전승이라는 거.  '회장님. 죄송합니더~~!'


▲장부상박미화-이용만심명옥.


▲초열성파 사범 최진복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인재를 키워냈다. 그는 어린이나 여성이나 구별없이 제자들이 못받아들이면 받아들일 때까지 휘어잡는 호랑이선생님이다. 호랑이선생님을 너무나 잘 아는 '사육사 제자' 장용미와 그러고 보니 단짝은 단짝이다.


▲열강 이정권에 경청 정애경. 이정권은 압구정에서 여성기우들에게 많은 트레이닝을 해주는 부드러운 사범님이며, 정애경은 과거 여성연맹에서 맹활약하던 여성고수로 반가워하실 분이 많겠다. 그러나 이 페어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


▲고양신사 곽웅구와 또 한명의 여성고수 고정남. 곽웅구는 원봉투게더에서 우승한 바 있고 고정남도 페어바둑을 곧잘 두었기에 꽤 유망한 조합이었다.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처음부터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1승3패.  


▲압구정에서 만난 허정식주미란은 뭉치면 강하다는 걸 증명했다. 이들은 둘째판 청산남미자에게 패한 것이 부담이 되어 2승2패의 성적을 남겼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잘했다는 평가가 다수.  


▲다시보자 결승1. 정민숙이철주-한문덕박애경.


▲다시보자 결승2. 정민숙이철주-한문덕박애경.


▲지금 하얀 매니큐어와 백돌이 조화롭다. 이 손의 주인은? 참고로 여자입니다. 정답은 아래사진에.


▲이 사인은 누구 것일까요? 20여년 전 홍대표의 수첩에서 오늘 출전한 선수들의 사인이 많이 등장했다.  'MD가 사인은 맞나요?' 정답은 아래 사진에. 정답-강나연.


▲압구정기원에서 안면이 서로 있는 김시옥(4단)-김영돈(5단) 두 분이 5만원빵 한판 붙었다. 참고로 5만원은 기자가 스폰을 섰는데 아쉽게도 김회장 승.(나중에 돌려주셨음. 감사합니다. 전 이기면 받으려고 했는데...) 정답-한문덕.


▲'시상식을 기다리며~.' 송난희 주미란 박은선의 쑥덕공론.


▲'셀카찍는 창혁이 엄마와 최샘!'  장용미는 아들들에게 이 장면을 꼭 보여줘야겠다며 다정한 셀카중. '우승이 이렇게 사람을 순하게 만듭니다요~! '



▲21~31위 여성선수에게만 시상. 고정남, 박미화, 김미경, 최서영,  송정숙, 송난희,  문영자, 박은선, 정애경. 벌꿀 커피 등 잡다한 상품으로 박장우님이 후원했다. 


▲17~21위 시상. 임은정 정세진, 김대환 손병남, 박성균 이승현.


▲김영돈(그냥 찍혔음), 13~16위 시상. 청산 남미자, 허정식 주미란, 이용만 심명옥.


▲9~12위 시상. 이정숙 임창순, 주준유 박문진, 노근수 김순득, 원용혜 서부길, 백규환(시상). 


▲7~8위 시상. 장수연 조병철, 곽계순 안재성, 김길자(시상). 곽계순 씨는 받은 상금을 그대로 대회후원금으로 쾌척하는 미담. 


▲5~6위 시상식. 김희중 김시옥, 박정윤 김길자. 곽계순(시상). 


▲준우승팀 시상. 정민숙 이철주, 김영돈(시상), 양덕주 최영주.


▲우승팀1 시상식. 김영돈(시상), 한문덕 박애영, 청산(사싱). 청산이 든 족자는 시상품이다. 박애영 씨는 저녁만찬비 보태라며 주최측에 금일봉 쾌척하는 또 미담 폭발.


▲우승팀2 장용미 최진복. 요령은 위와 같다.


▲"난 이런 모습이 좋습디다. 끝나고서도 처음 모였던 사람들 그대로가 박수쳐주고 같이 기뻐하는 이런 정감있는 대회 말입니다. 다음 대회때까지 오늘 만난 친구들 잘 모시고 즐겁게들 건강하게들 지냅시다!" 18번이 최성수의 '동행'인 김영돈 회장의 마무리 멘트.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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