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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01 18:16:30
  • 수정 2022-06-01 2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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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제8회 원봉Together ‘동행’이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압구정 기원에서 벌어진 남여페어대회인 '쌍쌍파티' 경기 모습.


아직도 내겐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 있어요
그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중략)
사랑하고 싶어요 빈 가슴 채울 때까지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 있는 날까지(최성수 '동행')


이번 주말 흥미진진한 구경거리가 뜬다.
남녀 이인삼각(二人三脚) ‘동행’이다.


6월의 첫 주말인 6일 서울 바둑과사람 경기장에서는 바둑의 길을 같이 걷는 선남선녀 32쌍이 모여 쌍쌍페어대회 제8회 원봉Together ‘동행’을 펼친다. 


이번 ‘동행’은 시니어선수들의 무대마련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친 바둑기업 ㈜원봉(회장 김영돈)이 기발한 기획자 바둑과사람 홍시범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면서 성사되었다. ‘동행’은 기존 J.S 원봉투게더와는 별개의 대회다.


▲기획자인 바둑과사람 홍시범 대표와 후원자인 (주)원봉 김영돈 회장의 동행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사진은 작년 J.S 원봉투게더에 참석했을 때 모습.


첫 대회이니 만큼 설명이 좀 따라야 하겠다. 먼저 이번 대회는 남자 시니어선수는 모두 9단으로 친다. 실제로 ‘참가에 의의를 둔’ 선수를 제외하면 거의 다 이름깨나 알려진 전국구들이다. 그리고 여자선수들은 40세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페어 나이의 합이 100세가 넘어야 한다.


‘동행’의 기획 의도는 '인생을 즐기자'였지만 대회는 대회. 따라서 대회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층이 엷은 여자시니어들은 전국 최고수준의 시니어선수들이지만, 개인의 실력차가 남자선수들과 비교하여 제법 난다는 점이 우려사항이었다. 


따라서 여자선수들을 7단에서부터 2.5단으로 분류했다. 이 분류는 출전 선수들의 상대적 기량차이를 감안한 분류이지 그 자체가 곧 기력을 뜻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여자선수 이름 뒤에 적힌 숫자는 분류에 따른 급수임을 밝힌다. 


동행 치수표

0.5단 차이는 호선(단, 저단이 흑백 선택가능)
1단 차이는 정선
1.5단 차이는 정선+4집
2단 차이는 두 점
2.5 차이는 두 점+4집
※ 단, 상대가 7단이면 한 점 추가 / 2.5단 이하는 모두 2.5단으로 표기.


요는 여자선수끼리의 기력차이만큼 치수제로 경기가 진행된다. 페어바둑에서는 통상 페어합계 단수 차이가 2단 차이면 정선, 4단차이면 두 점으로 경기가 성사되지만, 이번 ‘동행’에서만큼은 여자선수의 기력차 그대로 치수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즉, 여자선수가 5단과 2단이면 그 페어의 치수도 석 점이 된다는 것이다.(출전자 명단과 기력 아래 표 참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다. 여자선수들의 기력차가 제법 나는 것은 사실이고 바둑의 특성상 하수페어에서 크게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질 않은가. 따라서 출전자 대표와 몇 날 몇 일을 고민해서 얻는 결론이다. 개인적으로 단의 조정이 불가피한 선수들도 있겠지만, 주최 측에서 나름 최선을 다한 조정안이니 즐겁게 출전하시기 바란다. 그래야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바둑과사람 홍시범 대표)





▲4월 벌어졌던 시니어페어대회인 반상유희 결승전 모습.


자, 그건 그렇고, 과연 누가 2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며 즐거운 인생을 살 것인가. 출전자들의 면면을 보면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이런 시도자체가 처음이기 때문인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서 콕콕 집어주지 못한다면 바둑일보가 아니다.


일단 개인의 이름값과, 그간의 남자시니어 페어대회 경험들, 그리고 압구정 쌍쌍파티를 취재해봤던 경험을 토대로 살펴보면 눈에 띄는 후보군이 몇몇 있다. 


먼저 고려할 점은 여자와 남자선수 간 실력 차가 적을수록 유리하다는 점. 그리고 여자선수가 7단이면 더 좋지 않을까 하지만, 로컬룰에 의거해서 너무 과도하게 접어야 하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여자선수들의 단위가 4~5단급이며 남자선수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보장된 페어가 당연히 힘을 쓸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여기에다 페어바둑 경험유무라든지, 계시기사용법(낯선 피셔방식이다.)이라든지, 추첨운 등 변수가 될 만한 과정이 제법 있긴 하지만. 


이 모든 요소를 적당히 버무려서 판단해볼 때, 김순득5.5+노근수, 김시옥4+김희중, 김미애5.5+채영석, 곽계순5.5+안재성 조가 살짝 약간 앞설 것으로 보인다.


▲김순득+노근수 페어.


안재성 곽계순 조는 일단 3승1패 이상은 하리라 짐작된다. 두 선수는 스파링을 워낙 많이 한 사이며 서로의 기풍을 잘 안다. 또 안재성이 페어바둑의 리더로서 역할도 최우수급이다.


또 AI바둑 연구가로 변신한 노근수 김순득 조도 강해보인다. 노근수는 최근 페어바둑에서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고 김순득 또한 여성바둑계에선 소문난 강호며, 둘은 무엇보다 같은 바둑모임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흡은 걱정없을 듯. 


호흡으로 치자면 채영석 김미애 조가 가장 앞선다. 이들은 압구정멤버로서 페어바둑 100회 이상 경험이 있다. 다만 기풍이 약간 상이한 점이 있어서 그간 성적은 크게 좋지 않았다. 사전에 작전을 짜놓는 요령이 필요할 듯.


또한 그간 몇번의 페어대회에서도 식지 않은 기량을 과시한 김희중 김시옥 조도 요주의 팀. 다만 압구정멤버로서 얼굴만 자주 본 김시옥과 호흡이 잘 맞을지 살짝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 둘 다 속기파라는 점에서 만족하는 페어다.  


압구정의 거두 장시영과 김태현, 박성균 이승현, 그리고 유종수 강나연 등은 멤버 구성상 최고의 조합이다. 다만 아까 말했듯 최고단 여자선수에게 내려진 치수 페널티(7단 한 점 추가)를 이겨낼 수 있을지 약간 의구심이 들지만 상위권 성적표은 예상된다. 


그 외 우승후보로 거명되지 않은 팀들이 분노의 눈길이 매우 뜨겁게 전해 온다. 괜한 예상을 했나 보다. 


'주말의 명화'를 기다려보자.


▲장용미 송정숙. 장용미는 최진복, 송정숙은 정경수와 짝을 맞춘다.


▲안재성 최영주. 안재성은 곽계순과 최영주는 양덕주와 짝을 맞춘다.


▲김미애 채영석의 페어바둑 복기 장면. 이들은 100여 차례의 페어경기 경험이 있으며 다크호스로 꼽힌다. 


제8회 원봉투게더 <동행> 간단 요강


◆ 일시 : 6월6일(월) 09:30 추첨, 10:00-대국
◆ 장소 : 바둑과사람(서울 은평구 가좌로 175번지 지층)
◆ 참가자격: 40세 이상 시니어 남여선수(나이 합 100세 이상)
◆ 경기방법: 여자선수 치수제(단, 남자선수는 호선) ※ 호선 덤 4집반.
◆ A7리그 4라운드. * 심판장 : 임동균
◆ 순서 위반시 : 3집 공제 후 진행, 3번 위반 시 실격패.
◆ 제한시간: 5분+20초 추가 피셔방식. ※ 경기 후 30분 진행 중 4분간 작전타임.
◆ 시상금
▶ 우승-200만원, 준우승-100만원, 3~4위-각 70만원
▶ 5~6위-각 50만원, 7~8위-각 40만원
▶ 9~12위-각 30만원, 13~16위 - 각 20만원
▶ 특별상
◆ 후원 : ㈜원봉 김영돈 회장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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