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1-11-21 23:35:48
  • 수정 2021-11-22 06:40:26
기사수정

▲부천바둑의 힘! 20일 부천지바둑센터에서 부천바둑협회 열혈 회원 바둑대회가 벌어졌다. 놀랍게도 부천협회는 전원 회비를 납부하는 진성 회원으로 구성되었다고.  


현재 대한민국엔 17개 광역시도와 65개 시군구 바둑협회가 존재한다. 바둑행정의 결사체인 협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게 10년 남짓이고, 그간 필요 자체를 느끼지 못했기에, 아직도 현판뿐인 바둑협회도 적지 않은 현실이다. 


게임으로서의 바둑만 즐겼던 우리들이기에 어느날 갑자기 닥친 조직과 업무 그리고 체육회나 행정 등 실무적인 요건을 갖추기란 여간 난해한 일이 아니었다. 수십 년 마니아들은 차고 넘치지만 업무로서 바둑을 접해본 이가 극히 드물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러한 차제에 지역 바둑협회가 모범적으로 유지되는 표본 케이스가 있으니 경기도 부천이다.  


부천은 2013년 이후 줄곧 윤명철 아마7단이 협회장이다. 평생 바둑을 전공했고 지금도 후진 양성에 이바지하는 뼈 속 바둑인인고로, ‘돈이 어디 있어서 협회장이냐’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다. 

 

협회란 그 지역 바둑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과거처럼 협회장의 후원금만 기대하다가는 십중팔구 실패하는 걸 보아왔다.


▲B조 결승 정광화-김미경 대결에서 김미경(오른쪽)이 후반 급소를 추궁하며 역전 우승을 차지하자 주변의 박수를 받고 있다. 


“협회에 무슨 돈이 필요합니까. 필요한 건 상급단체인 부천시체육회가 지원해줘요. 다만 체육회가 요구하는 사항만 잘 지켜주면 되죠.”(부천바둑협회 정민효 전무)


지역 바둑인이 먼저 뭉치고, 현안을 지역 정치인 행정인과의 면담을 통하거나, 시체육회에다 바둑계 현안을 알리는 등 끊임없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접촉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협회의 일이라고 했다. 정치인은 표밭갈이를 위해서라도 바둑시민의 숙원을 경청하지 않을 수 없고, 협회의 상급단체인 시체육회에서 들어온 현안을 야박하게 굴 턱은 절대 없다고 조언한다.  


부천의 힘은 협동이다. 힘 쎈 혼자서 하는 것보다, 약하지만 열 명 스무 명 합치면 못 이룰 일이 없다고 한다. 


누구보다 각별한 바둑사랑으로 똘똘 뭉친 진성 회원들이 부천협회의 최고자산이다. 부천협회 회원들은 일 년에 두 차례 총 40만원의 회비를 똑같이 갹출한다. 회장단도 아니고 개미회원이 다들 40만원씩 회비를 낸다. 놀라운 일이다. 따라서 회장 1인이 주도하는 집단이 아니라 회원 전체가 주인의식을 갖고 있다. 


▲조병례 최서영 김미경 심명옥 강성실. 지난 4월 창립된 부천여성바둑연맹 회원들도 대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그 이전부터 화요강좌를 통해 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13명이 뜻을 모아서 여성연맹을 창립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로 했다. 요즘도 여성연맹 가입문의가 활발한데 초보자도 대 환영이라고.


바둑협회의 전신은 2013년 생겨난 생활체육연합회였다. 당시 바둑교육업을 하던  바둑학원장· 바둑강사· 바둑사범 등이 주축이 되어 서로의 바둑기량도 점검하고 교육정보도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이었다.


맏형 윤명철 협회장 아래 뜻을 같이하는 후배 바둑인들이 하나 둘씩 모였다. 연합회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었음으로 단합은 최고였다. 


이들의 열정은 90년대 이후 다수의 프로 입단자를 배출하며 바둑도시로서의 명성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박지은 홍민표 김승재 한태희 김민호 등 매년 특출한 기재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부천시는 경기도 시군리그(부천시)· 내셔널리그(부천판타지아)· 시니어프로리그(부천판타지아) 팀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부천바둑협회의 강한 결속력이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단합된 힘은 각종 리그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16개 팀이 격돌한 내셔널리그에서 신생팀 부천은 3위에 올랐고, 시니어프로리그에서 부천은 우승이 유력한 상황. 또한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시군리그에서도 단연 우승 1순위로 거론된다.


부천 바둑인들의 자긍심은 또 있다. 전국 최초로 바둑을 초등학교 정규과목으로 채택케 했다. 부천의 65개 초등학교 중 52개교에서 정규과목으로 설정했는데(방과후 바둑과는 다른 정규 수업), 바로 교육일선에서 당당히 누비고 다니는 부천협회 회원들의 작품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쉬었지만, 벌써 내후년까지 43개교에서 정규수업 속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들 바둑인의 뜻대로 해쳐나가는 부천협회는 모범적인 지역협회의 참 모습이다.  


▲1부 타이젬8단 이상 부분 결승 끝장승부의 달인 안재성(승)-윤재철(두점) 의 대결. 


참 바둑인이 모인 부천지바둑센터에서는 20일 조그마하게 부천바둑협회장배 회원 바둑대회가 열렸다. 


코로나19로 바둑이 장기간 멈춰있었음에도 열성 개미회원들이 꼬박꼬박 회비를 납부했단다. 따라서 모임도 자주 갖지 못하던 차, 회비가 너무 많이 쌓여서 이를 해소하고자 대회를 개최했단다. 때 마친 단계적 일상회복이란 점도 맞아 떨어졌다. 


출전자들은 다들 바둑업에 종사하는 회원들이라 타이젬 8단 이상이 90퍼센트란다. 


우승은 누가 했을까? A조는 ‘끝장승부’ 안재성 사범이며 B조는 부천여성연맹회장 김미경이 각각 우승. 우승상금도 50만원이나 되고 입상 순대로 소정의 상금이 주어졌다. 


부천 바둑인들의 진지했던 대회 모습과 송년회를 겸한 뒷풀이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한다. 





▲ 오전부터 지각자 한명 없이 대회장에 들어서는 부천협회 회원들. 정면은 조석기 고성원 윤명철 김웅환 윤재철. 준비석엔 최진복(좌) 정민효(우).


▲ 윤명철 회장의 개회 인사. 좌측은 최진복 심판 우측은 정민효 부천협회 전무이자 지바둑센터장.


▲ 경기 전 부천바둑협회 넉넉한 후원자 김성일 부회장과 정광화 이사의 담소. 


▲ 윤명철 부천바둑협회장-박병규 프로의 장인이자 김은선 프로의 부친 김웅환. 김웅환 역시 실버바둑강좌를를 십수년째 하고 있는 바둑지도사.


▲ '첫판부터 강타자끼리 만났네요!' 안재성-고성원. 안재성은 알아주는 고수이며, 고성원은 대학시절 대학패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강타자. 


▲ 여성연맹 조병례-김창길 어르신의 대국. 쪼그려 앉아 즉석 복기지도를 하는 고성원 여성연맹 지도사범. 


▲ 조병례는 바둑배운지 4년 남짓인데, 지난 주 여성연맹회장배 바둑대회 B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현재 유치원 놀이바둑선생님.


▲ 김미경 여성연맹회장-임직순 이사. 


▲ 권오학-김성일.


▲김성일 수석 부회장은 협회의 큰 조력자이며, 과거 '바둑서당' '주간바둑361' 등 바둑사업을 하기도했다.


▲박성기 이사-김진환 지도사범.


▲프로 아빠끼리의 격돌. 김은선 프로의 부친 김웅환-홍민표 프로의 부친 홍순욱 부회장.


▲심명옥-김미경.


▲김춘식-남승호 경기를 임흥기 김진환이 관전하고 있다.


▲안재성은 대통령배 출전을 포기할 만큼 협회대회에 애정을 보인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안재성은 부천협회 지도사범으로 인기가 높다.  


▲윤재철(두점)-안재성 결승 모습. 안재성은 이 대결에서 초반부터 실리를 확보하며 넉넉히 리드한 가운데, 결국 대마를 잡고 낙승.


▲김종철 김진환 정광화 김웅환.


▲홍순욱 황두원 윤재철 이성겸.


▲2부 8위까지 시상식. 박성실 조병례 김창길 윤명철(시상) 김미경 최서영 심명옥 정광화 임직순.


▲1부 8위까지 시상식. 정민효 김종철 권오학 안재성 윤명철(시상) 윤재철 김진환 고성원 황두원.


▲1부 우승 안재성, 2부 우승 김미경. 


▲부천협회는 인근 뷔페에서 협회 회원을 모시고 뒷풀이 겸 때 이른 송년회를 열었다. 


▲코로나로 힘든 시절이었지만 회원들 잘 이겨냈습니다. 이제 다시 화이팅합시다!  "부천바둑협회의 발전을 위하여!"(윤명철 부천바둑협회장).


▲시니어바둑리그 부천판타지아 감독인 이홍열 프로와 부천과는 다리 하나 사이인 인천의 최병덕 협회장도 함께 했다.


▲내셔널리그 부천판타지아 선수들도 함께 했다. 맨 앞부터 홍명세 김지수, 다음 심해솔 김주형(신입) 그 다음줄 양덕주 류인수.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adukilbo.com/news/view.php?idx=197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