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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1-16 04:21:28
  • 수정 2021-11-16 08: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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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서 80대까지 남여노소가 함께 우정을 나누는 미추홀리그 65회 대회가 인천 바둑발전연구회관에서 열렸다. 


멋진 바둑, 멋진 친구-.
비록 마스크로 가렸어도 우리의 체온은 그대로다.
우리의 울타리에 들어오는 이는 모두 친구다.


오늘도 흐뭇한 하루-.

김세원 원장님 금일봉 쾌척
이호승 프로 결혼기념 찰떡 과일 음료수 후원
익명 회원님 20만원 후원


지난달 보다 많은 50명의 친구들이 대회장을 메웠다. 

같은 날 주니어 선수들이 여타 대회에 출전하느라 많이 불참했는데도 말이다. 

코로나시대에도 변함없는 친구와 변함없는 방식의 대회가 온전하게 치러지는 데는 미추홀뿐이다. 


14일 오후2시 인천바둑발전연구회관(김종화 치과 내)에서는 저스트 50명의 기우들이 출전한 가운데 인천의 자부심 미추홀리그 65번째 대회가 뜨겁게 진행되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었지만 솔직히 달라진 건 없다. 진작부터 미추홀은 선제적 감염예방 조치를 해왔기 때문인데, 모두들 백신접종이 완료했거나 PCR 검사 음성확인자만 출입이 허용된다. 심지어 바둑알을 초음파세척기로 소독한다. 대회장이 병원 내에 있다는 걸 상기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1승이 이렇게 기쁠 수가…' '하수' 곽계순이 '상수' 문영출에게 1집승을 거둔 직후 카메라를 의식하며 승리의 V포즈를 취한다. 


최병덕 최병덕 곽계순 나종훈 서중휘 송예슬 김재우 장혁구 윤상진 박중훈 정충의 정갑수 임형섭 서부길 문영출 김춘식 최돈민 하승철 이원복 조동일 김세원 소재경 이철주 고성희 장혁구 김한주 이기수 이용기 김우림 박휘재 이석희 양완규 이호승 이진우 진재호 강지훈 박상준 노상호 안재성 김재우 백주열 유진용 이용준 홍동환 안영우 정우석 조경진 안영수 임사무엘. (이상 50명 출전자 명단)


미추홀리그는 하루 딱 네 판을 둔다. 첫 두 판은 0~1레벨과 2~4레벨로 구별하여 치르고 셋째 넷째 판은 서로 합류하는 ‘미추홀스위스방식’으로 치른다. 하수의 입장에서는 조삼모사인줄은 알지만 그래도 이게 좋다. 


눈 딱 감고 4승만 하게 되면 우승이니 대진 운만 따른다면 '우승 까짓것' 아무 것도 아니다. 4승 확률 1/16에다, 50명 출전이라면 우승자는 3명이 나오니까 우승확률은 3/16이다. 가능할 것 같은데, 희한하게도 성적표를 보면 입상자는 대부분 0~1레벨이다.


▲'할아비지와 손자의 수담' 정우석-고성희(승).


오늘은 신입생이 제법 많다.


인천바둑협회 고문인 이원복 전 의원이 오랜만에 납시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이던 시절 바둑계가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 조직위원장도 수년간 역임했다. 


내셔널리그 화성시 소속 조경진 선수도 첫 왕림이다. 송예슬도 미추홀 단골이니 영 낯설지는 않을 게다. 조경진은 압구정리그에도 출전하고 시도리그 선수로도 뛰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법무부 바둑동호회 김재우 회장도 처음이다. 아마5단인 김재우는 공직자바둑연합회 이사이기도 하다. 


▲'내셔널리그가 아닙니다.' 조경진-안재성(승).


역시 첫 판은 엇비슷한 기량끼리 다투니까 이변이 별로 없다. 첫 출전한 조경진은 첫판부터 재수 옴 붙었다. 유창혁을 들었다 놨다 하는 끝장승부 달인 안재성에게 걸려 신고식을 호되게 치렀다.  


굳이 이변이라고 한다면 시니어랭킹1위 이철주가 다 이겨있던 바둑을 김동섭에게 내주었다는 정도. 다만 김동섭이 섭섭해 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내가 이긴 게 이변이야?’  


둘째 판 하이라이트는 이호승-서중휘 프로 대 프로의 대결이었다. 둘 다 30대지만 서중휘가 30대 말호봉이니까 선배. 그렇다면 후배가 이길 확률이 높겠지. 역시 새신랑 이호승이 서중휘의 착각에 힘입어 불계승. 


주니어 최준민은 송예슬과의 한판에서 아슬아슬하게 두어가더니 급기야 반면 빅. 확인하자마자 둘 다 '아뿔싸' 하며 얼굴을 감싸 쥔다. 정선으로 비겼기 때문에 규정에 의거 '빅 백승'임을 알게 되자 새댁 송예슬은 너무 안타까워했다. 결과적으로 송예슬은 3승을 올리게 되는데, 이 빅패가 우승길을 가로 막은 셈이 되었다. 


아래 레벨에서는 윤상진 김재우 양완규 소재경 이용기 임사무엘 등이 2승을 올려 '잠시나마' 우승의 꿈을 꾸게 되었다. 


▲'앗 어떻게 된 거지?' 송예슬-최준민 전에서 빅이 발생하자 어떻게 되는 지 둘 다 순간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그러나 정선이라서 빅 백승이라고 나종훈 프로가 전해주자 송예슬이 안타까운 듯 목덜미를 움켜쥐고 있다. 송예슬의 1패가 바로 이 '빅패'였다.  


이제 경기 후반전이다. 이제 아래 레벨은 좋은 시절 다갔다. 낙엽의 계절이다.


그런데 나종훈 프로가 첫 출근한 김재우에게 2집을 패하자 일단 센세이션이다. 아무리 노련한 나프로도 실력이 베일에 가려있는 상대에게 석 점을 접으니 적잖이 고전했다고. 


안재성은 윤상진을 꺾었고 이호승은 팔순의 대선배 양완규를 이겼다. 꼬마 임사무엘은 프로빰치는 박종훈에게 멈춰섰고, 소재경도 김동섭에게 이름값에서 밀렸다.  


자, 결승은 세 판이 벌어진다. 김동섭-김재우(두 점), 이호승-박종훈(정선+역 덤3집), 안재성(정선)-최준민 매치 업이다.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았던 김동섭은 보란 듯이 왕년의 접바둑 실력을 보여주며 첫 출전 김재우에게 첫 우승의 기쁨을 가로 챘다. 대신 김동섭 자신이 미추홀 첫 우승이라며 싱글벙글.


안재성은 연구생출신 최준민과 시종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고(그게 안재성 스타일이기도 하다) 막판 상대의 끝내기 수순 미스를 등에 업고 두 집을 남겼다. 


▲결승전1 이호승-박종훈 판이 계가를 마치고 승패를 확인하고 있다. 표정을 보면 승자를 알 수 있을까? 박종훈은 반면 14집을 이겼다. 이호승 왈 "치수가 안 맞아요."


이호승-박종훈 판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과연 프로 실력자와 아마 주니어는 어느 정도 격차가 벌어질까 하는 점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출전자 중 가장 강력한 주니어 프로 이호승에게 정선으로 덤벼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이호승과 아마 주니어가 만나면 역 덤3집을 더 주기로 로컬규정이 있다. 


역시 역 덤이 계속 신경쓰인 이호승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격차가 14집이나 벌어졌지만, 아무래도 치수가 조금 버거운 듯했다. 박종훈은 최근 내셔널에서 탈락되어  의기소침했지만 고향 미추홀대회에서 두달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여 자신의 입지를 다시 공고히했다. 


결국 우승은 박중훈 안재성 김동섭이 차지했다. 


65회 미추홀리그 못 다한 얘기는 사진과 함께 다룬다.




▲조경진(승)-최병덕 미추홀기우회장.


▲전직 선생님 소재경(승)-현직 의사 김세원.


▲장혁구-양완규(승). 양완규 대선배는 팔순에도 불구하고 매달 전주에서 미추홀에 출전한다.


▲이석희(승)-이건우. 이건우는 이 바둑을 패했지만 내리 3연승을 따 냈다. 


▲이원복 전 의원(석 점)-조경진(승). "배우려면 두 점 놓고 이기려면 석 점을 놓으시라"고 하자, 이 전의원은 대뜸 석 점을 놓고 출발했다. 그러나 조경진은 1집을 남겨 역시 계가가 정확했다.


▲서중휘 프로는 경기 중간 중간에 제자들에게 배움을 주고 있다. 김건우 김한주 정우석 임형석 안영우 이용준 김우림 등 7명의 어린 연구생들을 인솔해서 왔다. 


▲곽계순-임사무엘(승).


▲두 라운드가 끝나고 선수들은 현황판 앞에서 각기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프로 대 프로, 서중휘-이호승(승).


▲ 새신랑 이호승은 결혼기념 선물로 떡 과일 음료 등을 보내왔다.


▲송예슬(승)-노상호.

▲결승전2 김재우-김동섭(승).


▲시니어 고수 김동섭은 미추홀 첫 우승.


▲결승전3 최준민-안재성(승). 주변에서 쏠린 눈이 이 바둑의 미세함을 보여준다. 결국 안재성 2집승. 


▲ "12월 연말 미추홀리그는 12월18일 토요일에 송년회를 겸해서 진행합니다." 시상식에 앞서 미리 대회 공지를 전달하는 김종화 대회장. 연말까지 대회일정으로 꽉 차 부득이 토요일에 개최한다고.   


▲3승자 시상. 최병덕(시상) 이진우 강지훈 나종훈 송예슬 윤상진 서부길 양완규 이건우 서중위 박휘재 김종화(시상).


▲준우승 시상. 최준민 이호승 김재우.


▲장두화(미추홀기우회 총무) 최병덕(시상) 김동섭 박중훈 안재성 김종화(시상).


▲행운상 초급. 서중휘 정우석 강미경 하승철.


▲행운상 중급. 문영출 장두화 송예슬 이철주 곽계순(시상) 


▲행운고급엔 나종훈 프로.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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