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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1-03 15: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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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원봉 J.S Together가 이번 주말 서울 아마바둑사랑회관에서 실시된다.


“헛 둘! 헛 둘!”


그 왜, 어릴 적 운동회 때 해 봤을껄. 두 명이서 서로 한 다리씩 끈으로 묶은 채 달리는 2인3각 말이야. 사람人(인)에다 다리脚(각).


2인3각은 스피드 경기지만 맘만 급해서는 뒤엉켜버리고 오히려 천천히 리듬을 타야 빨리 가는 법이지. 여자와 남자, 부모와 자녀, 서수남 하청일, 이소룡과 홍금보 등 언밸런스한 사람들이 한 몸으로 묶이면 더욱 더 우스꽝스럽지.


바둑에도 2인3각이 있어. 날고 기는 주니어와 걷고 또 걷는 시니어들와의 페어바둑 말이야. 아주 기묘한 시합만 골라서 하는 A7 홍시범 대표가 주최하는 원봉 J.S Together가 그것이야. 주니어 시니어가 투게더라는 거지. 


6일(토) 오전10시부터 서울 아마바둑사랑회관에서 원봉 J.S Together 페어대회가 벌어진다네. 현재 33개 팀이 참가 신청했다고 해.(아래 출전자 명단 참조)  


▲원봉J.S Together는 시니어와 주니어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상빈+최진복-박윤서+엄동건.


내셔널 팀 선후배, 아빠와 딸, 스승과 제자 심지어 동네 자칭 고수들까지 짝을 맞춰 출전한 제7회 원봉 J.S Together.


참고로 여긴 여자선수는 출전을 못하는데, 예외로 부모아마+자녀프로, 아마부부기사 등 특별한 가족 연인관계도 팀을 이룰 순 있다고 하니 결국 주최 측 맘대로야. 혹시 알어? 지금이라도 전화넣으면 신청 받아줄 지….

아래 표에서 보듯, 랭킹 최상위급들이 전부 포진했어. 시니어고수들은 거의 다 나온 셈인데 그간 바둑이 몹시 고팠겠지. 아마도 시니어고수가 품귀현상을 빚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가만 보니, 전부 최상위급이라는 말은 취소해야 할 듯. 내눈엔 입상은 아예 꿈에도 생각지 않고 그저 바둑이 좋아 어울리고 싶어서 급조한 팀도 더러 보여. 차마 이름은 못 밝히겠어. 내일 당장 또 볼 사람들이니까.


▲2017년 대한민국 바둑대축제 ‘아빠야 놀자’에서 권주리+권병훈 부녀페어가 신창석+신민준 부자페어와 맞붙고 있다.


단연 눈에 띄는 건 권병훈+권주리 조. 2017년 대한민국 바둑대축제 ‘아빠야 놀자’ 코너에서 부녀팀(권주리-권병훈)과 부자팀(신민준-신창석)의 가족 페어대결에서 권권조는 LG배 선수권자 신민준조를 떡 실신시켰지. 가히 세계적인 페어야.


'전주양반' 권병훈에게는 두 딸이 있는데 하나는 프로선수, 하나는 아마선수야. 작은 딸 가양이는 빼어난 솜씨에도 불구하고 원봉배엔 언니 탓에 출전을 못할 듯싶어. 아빠가 큰딸만 편애하거든. 혹시 바둑 잘 두는 애인이 생긴다면 팀을 만들순 있겠지. 그게 빠를 듯해. 


이철주+임지혁, 최호철+정찬호, 조민수+서문형원, 박윤서+엄동건. 심우섭+송민혁, 김희중+김다빈 등도 이름값으론 최상의 조합인 듯해. 


유의할 것은 시니어들에게서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그분’이 언제 오시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어. 그분의 등장은 인력으로 어찌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주니어들도 이해하고 있을 거야. 그래서 기력보다는 인내가 필요한 원봉배야. ‘너그들도 다 나이 묵을 끼다…’  


▲작년 대회는 48개팀이 나와서 공동우승을 차지한 이병희-김정현, 임동균(시상), 문국현+곽웅구.


우승후보로 거명 안 되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음. 


얘기 하나 해줄게. 한 10년 전 기억인데, 여자프로1위 박지은과 남자프로1위였던 이세돌이 만나 환상의 복식조를 구성했지. 혼성프로시합에서 당근 우승 각이라 생각했어. 그러나 개성강한 두 캐릭터가 ‘헛 둘 헛 둘’이 제대로 안되더니 결국 티격태격하다가 1회전 탈락하고 말았지. 


그 뒤 분기탱천한 이세돌은 지금 중국으로 시집간 이슬아와 짝을 이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콤비를 이뤘는데도 별무신통이었어. 페어는 호흡이라니까.


얘기 하나 더. 김우영+허영락, 장시영+한창한, 곽웅구+문국현, 이병희+김정현의 공통점은 지난 대회에서 우승맛을 본 조합이야. 프로에 불려간 허영락을 빼면, 다들 뭐, 만만한 선수들 아닐까? 본인도 그 정도는 될 것 같지 않아?(나머지 7명의 선수들에겐 뵐 낯이 없음^^) 이 정도면 위로가 되었겠지. 


자. 각설하고-. 여러분이 꼽은 우승1순위는 어느 팀일까요.


이번 주말에 즐거운 소식 전하겠습니다.


제한시간은 5분+15초 피셔방식이고, 순서 위반 시 3집 공제, 두 번 위반 시 실격. 또 아마바둑의 전당 A7에서 주최하는 대회답게 경기개시 후 30분엔 작전타임도 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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