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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6-14 22:09:30
  • 수정 2021-06-15 17: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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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옥션배 행운의 3연승을 기록한 고윤서.


“시니어들은 다 좋은 데 ‘그분’이 오시면 어쩔 수가 없어요!”


바둑TV 지지옥션배 해설자 한철균의 유명한 멘트인데, 그분이란 '착각'을 말한다. 착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분'이란 좀 큰 착각을 말한다.


오후 8시30분 즈음, 바둑TV를 시청하던 팬들과 해설하던 한사범도 동시에 “어, 저게 뭐야!”하고 외치면서 탄식을 내뱉고 말았다.   


14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속행된 제15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아마연승대항전 5국에서 숙녀팀 고윤서(17)는 첫 출전한 신사팀 박휘재를 맞아 260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두었다. 


고윤서로서는 그야말로 행운의 불계승이요 박휘재의 때 아닌 ‘그분’ 때문이었다.


▲승률 그래프를 보시라. 흑1로 좌상귀에 두자 백2로 가만히 수를 메워 그대로 아웃이다.


박휘재는 아마유단자대회 아마10강전 등에서 맹활약한 80년대 강자로 수년간 아마대회에서는 모습을 감췄지만 근자에 들어서 다시 대회에 출전하곤 한다. 아무래도 지지옥션배 출전도 처음이며 TV바둑도 오랜만이라 신사팀에서는 걱정반 기대반으로 출전했다.


2연승을 달리던 연구생 강호 고윤서를 맞아 팽팽한 국면을 연출하며 서로 엎지착 뒤치락하면서 미세한 계가바둑으로 흘렀다. 그러다 노련미로 국면을 리드하며 마지막 순간 인공지능 승률그래프도 거의 99%를 가리켰다. 미세한 차이지만 거의 바둑을 끝났다는 뜻. 2집반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가일수를 해야 하는 장면이 있었다.(위 사진 참조). 그 순간 전판을 둘러보면서 파란만장했던 바둑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박휘재. 그 사이에 '그분'이 왕림하신 것이다. 사진에서 보듯, 박휘재는 좌상귀 흑1을 두자 고윤서는 덤덤하게 백2로 수를 메우자 그대로 아웃이었다. 박휘재는 '허허' 웃으면서 바둑돌을 거두었다. 


이로써 2:2로 팽팽하게 맞서던 신사 대 숙녀의 대결은 숙녀팀이 한발 앞서면서 3:2로 리드를 잡았고, 고윤서는 행운의 3연승째 거두면서 연승상금 50만원을 받았다. 앞으로 1승를 추가하면 50만원씩 쌓이게 된다. 


▲박휘재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돌을 거두는 장면이다.


다음 경기는 내일(15일)이며 고윤서에 맞설 신사팀 4장엔 김세현이 예상된다.


제15회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아마연승대항전은 제한시간 각 20분에 60초 5회이며 우승상금은 1500만원. 


제4기부터 아마대항전을 실시한 지지옥션배는 신사팀은 4·7·10·12·13·14기 대회를 우승했고, 숙녀팀은 5·6·8·9·11기를 우승했다. 최근 3년 연속 신사팀에서 우승을 가져갔다.


제15회 지지옥션배 신사와 숙녀 아마대항전 출전선수
신사팀(7명)=김동섭 김세현 김희중 최호철 양창연(2승1패) 이철주(1패) 박휘재(1패)
숙녀팀(7명)=고윤서(3승) 서수경 이서영 김민서 송예슬 이나현(1패) 김희수(1패)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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