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1-04-04 18:16:05
  • 수정 2021-04-05 23:48:23
기사수정

▲<바둑과 풍류 그리고 산책>이 충북 괴산 문화마당 징검돌에서 판소리 한마당으로 부터 시작했다.

  

판소리, 붓글씨, 붓공예, 전각·서각, 전통차, 탈춤·율려춤 그리고 바둑과 친구들…. 


'괴산명필' 청산 정순오는 고상한 바둑에다 문화와 예술이 보태지면 더욱 품격이 살아난다고 평소 강조해왔다. 차제에 그는 4년에 걸쳐 벽돌 하나 흑 한줌을 손수 쌓아 지은 멋들어진 한옥에서 전국의 기우들을 초대하여 신명나는 잔치를 열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던 3일. 충북 괴산의 문화사랑방 징검돌에서는 열한번 째 아바사 괴산나들이 <바둑과 풍류 그리고 산책>이 펼쳐져 80여 전국기객들이 함께 한 가운데 신명나는 하루를 즐겼다. 


따로 공지도 낸 적 없지만, 이젠 매년 4월 첫째 주 토요일 연례행사가 있다는 걸 아는 골수 바둑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오늘도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경북바둑협회장이자 안동바둑의 얼굴 하근율, 문경바둑의 산 증인 금동일 부부, 충북의 후학을 묵묵히 돌보는 최계성, 괴산바둑협회장 김인식 부부, 이웃 충주의 사무국장 이종익, 아마바둑사랑회(아바사) 전속사범 심우섭, 한국기원 박장우, 아바사회원 김대환, 그리고 인천 곽계순, 부산 김영순, 수원 손병남도 반가운 얼굴이다. 다들 바둑행사때마다 십시일반 여력을 보태는 좋은 고마운 분들이다. 


▲ '한손엔 막걸리 한손엔 우산' 비가 와서 더욱 즐거운 바둑지기.


오늘은 어쩐 일인지 기자보다 KBS 차량이 먼저 도착해있다. 연유인즉, 이곳에서 벌어진 명창들의 창작판소리 마당공연을 직접 촬영해서 나중 방송에 내보내려고 한단다. 코로나19의 상황이라 공연도 자주 없는 판에 이렇게 한옥에서 멋진 풍류를 선보인다하니 방송국에서도 대규모 스텝들을 동원한 것. 세계바둑대회 정도 되어야 볼 수 있는 방송국 차량을 이곳에서 보다니, 앞서 말한 청산의 '바둑예술론'이 맞긴 맞는 모양. 


괴산이 나은 민족소설가 벽초 홍명희의 대표작 ‘임꺽정’을 이곳에서 만난다. 서동율 조동언 조애란 김철준 등 명창 명고가 창작판소리 <임꺽정전>을 공연한다고. 판소리는 예술의 전당보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관객들의 추임새가 들어가는 라이브 마당공연이 제격일 테니.


온 사방에 김치전 감태전으로 기름내가 자잘한 걸보니 잔치집은 잔치집이다. 참가금 1만원을 내면 ‘아바사화폐’로 바꿔주며 이곳에서는 현찰과 매한가지로 통용된다. 남으면 내년에 또 쓰면 되고. 


현찰 1만원에 아바사화폐로 2500원의 환율. 한식 뷔페가 2500원이며, 아까 코끝을 자극했던 김치전 감태전은 1장에 500원이며 각종 과일 한 접시도 꼴랑 500원이다. 이건 싼 정도가 아니라 거저다 거저. 산속 우중이라 쌀쌀한지라 특히 믹스커피가 잘 팔렸는데 커피 값은 알아서 들 내는 모양이다. 공짜로 있고 5만권도 간혹 보이는 걸 보니. 


한쪽 벽면에는 1000명이 마실 수 있는 증평 생막걸리가 대기하고 있다. 열무김치, 괴산표고버섯, 고춧가루세트, 안동간고등어, 유정란 등이 상품으로 나와있다. 집에 돌아갈 때 부인님이 좋아하실 상품으로만 골랐다는 전국구 약장사 A7 홍시범 대표의 귀띔.


▲고즈넉한 오후 빗소리 들으며 바둑한수를 놓는 우리는 이미 신선이 아닐는지.


오전11시 참가접수를 마치고 행사가 시작되었다. 행사는 총 4부로 진행되었는데, 1부 여는 마당에서는 창작판소리 <임꺽정가>가 1시간가량 우중산중에 깊은 메아리를 남겼고, 2부 열린 마당에서는 상수 하수 어울린 페어바둑 두 판으로 승부를 결하며 상품을 나눠 가졌고, 3부는 동행한 가족들도 심심치 않게 바둑보다 치열한 가족고스톱이 있었다. 4부는 식후공연 푸는 마당으로 율려춤 탈춤 등 춤판으로 채워졌다.


그 외 행사장에서는 한시도 눈길을 돌릴 수 없는 각종 전시품과 시음 시연들이 있었다. 먼저 서예가 여천 이종집의 한지 두방지 부채와 무명천이나 옷에 휘호를 써주기도 했고, 옥계 하광태는 돌과 나무에 이름이나 닉네임을 새겨넣는 전각작업을 해주기도 했다. 또 가장 인기 있었던 백련다인회 주최의 전통차 시연행사가 기객들을 불러모았다. 


명창들의 고고한 판소리와 전통 음악과 춤사위가 이어진 가운데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고택에서 보낸 멋들어진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을 테다. 괴산나들이는 기객들의 해방구였다.


 후원 문화사랑방 ‘징검돌’, 전통연희단 ‘마중물’, 눈비산마을, 유필무 필장, 한 살림, 증평막걸리, 한국기원, 백련다인회, 신동운, 양복원, 안종곤, 김정덕, 우기원, 이용욱, 이석호, 연태흠, 최용옥, 이종집, 하광태, 황병렬, 노진태, 김순영 등


▲일기가 불순했지만 모든 참여자들은 개의치 않고 질서정연하게 풍류가 있는 바둑산책에 함께했다. 





▲행사 준비에 앞서 천막으로 비를 가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카메라맨들은 모두 KBS영상취재팀.


▲부인 달마당 나미희 씨가 청산의 옷매무새를 챙겨주는 광경을 포착하자 부부는 사랑스런 모습으로 화답. 


▲괴산나들이 주최자 청산 정순오.


▲<임꺽정가>는 이곳 괴산에서 발원한 창작 판소리이며 행사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다. 좌로부터 서동율,  조애란, 조동언 명창. 그리고 김철준 명고.


▲조애란 명창.


▲서동율 명창.


▲부산과 수원에서 급 회합한 여성바둑광들. 박순덕 김영순 손병남.


▲청주에서 온 가족들은 잘 보이는 곳에서 선 채로 감상.


▲"김치전 1장에 500원입니다." 요깃거리를 생산하는 달마당주점 주방팀들.


▲공연을 감상하면서 한쪽에서는 증평막걸리 시음회. 바로 이것이 전통 마당극장식 레스토랑이라고.  아까 사진과 다른 점이 있긴 한데…(아실려나?). 심우섭 박장우 김대환 박순덕 정은영 손병남 김영순.


▲전통차 시음회에 많은 참가자들이 몰리고 있다.


▲툇마루 한쪽에서는 옥이나 나무로 도장을 새겨주기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빗 소리 들어가면서 야외에서 즐기는 2500원짜리 뷔페.


▲순진무구한 반려견 '보름이'. 평소엔 목줄을 하지않지만 오랜만에 손님들이 북적이다 보니 안전을 위해. 


▲점심 먹고 본격적인 승부바둑에 들어간다. 떠들썩하던 분위기도 바둑꾼들답게 자정능력을 보여준다. 충주바둑협회 사무국장 이종익-아바사 회원 김대환.


▲'남는 건 사진 뿐!' 이수협-정은영. 


▲괴산바둑협회장 김인식-유광용.


▲'바둑이 잘 안풀리나 어째 표정이...?' 지난 주 제주행사에서도 불협화음(?)을 보여주었던 페어가 또 만났다. 심우섭-손병남.


▲군포미녀자객 황은영-김순득 페어.


▲강성실-이오녕 페어는 작전타임 중.


▲바다의 여인 김영순(부산)-곽계순(인천)은 열심히 토론 중. 아니, 강의중.


▲고스톱패왕전도 한참 진행중이다. 그런데 바둑알 칩 쏠림현상이 심하다.


▲타짜들 면면 공개. 박재서(청주) 손준이(문경) 권오숙(증평).


▲문경바둑의 간판 금동일 씨 바둑을 구경하는 부인 손준이 씨는 남편에게 칩 빌리러 온 듯(?). 


▲정성스레 쌓은 돌탑.


▲전통 음(音)으로 민족 고유의 혼과 정신을 담은 새로운 춤사위 율려춤의 대가 이귀선 선생.


▲처음 대하는 이 율려춤에 모든 청중은 완전 매료.


▲늘 보아도 늘 즐거운 탈춤(극단 '배꼽' 이성희).


▲드디어 선물왕 홍시범 대표가 떴다! 


▲ 시상과 수상 사이엔 순서만 있을 뿐. 고스톱 입장자에겐 표고버섯 고추가루 유정란 등이 수여되었다. 맨 오른쪽은 왜 빈손?


▲2승자 시상식. 막걸리 표고버섯 고추가루 등 푸짐한 선물이다. 맨 오른쪽은 충주사무국장 이종익인데 위 사진에서는 시상자였지만 이번엔 수상자로 변신.


▲음지에서 고생하신 분들에게 모두 모두 선물 한아름.  왼쪽에서 다섯번째는 시상자 하근율 경북바둑협회장. 맘 좋은 안동출신 하회장은 안동고등어 세트와 금일봉을 남발했다.


▲멀리서 달려온 여성바둑인에게 감사의 선물 투척. 곽계순(인천) 김영순(부산) 손병남(수원).


▲하루종일 우리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준 조애란 명창에게 안동고등어를 선물하자, 객석에서 또 '노래 노래!'를 연발하여 조명창은 '사랑가' 일부를 들려준다.(왼쪽). 전통차 시음행사로 고생하신 백련다인회 이효원 선생에게 붓명인 유필무 선생이 푸짐한 선물을 전달(오른쪽).


▲청산의 부인 나미희 씨에게 박장우 씨가 금일봉(왼쪽). 또한 잔일 잡일을 도맡아준 오늘의 알바에게 10만원 현찰을 투척하는 박연숙 아바사 실장.


▲'한없이 퍼주는 남자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퍼도남' 청산 정순오와 길산 홍시범.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adukilbo.com/news/view.php?idx=181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