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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3-08 00:01:57
  • 수정 2021-03-08 10: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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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黎明의 劍 우승자 김정선.


Before the dawn I hear you whisper~ 

黎明의 劍(여명의 검)을 얘기하면 기자는 이 노래가 떠오른다. 

'Before The Dawn'이라는 팝송인데, 586세대들에겐 꽤 익숙한 노래일 테다.


우리 나이로 올해 32세 김정선이 黎明의 劍을 차지했다.


여명의 검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미생들을 격려하기 위한 대회인데, 연구생을 나온 지 10여년이 되었으니 깨나 길었던 黎明이었다. 


2012년 여명의 검이 처음 대회를 열었을 때도 김정선은 입단 1순위로서 대회에 초청을 받았다. 그때도 여명이었는데 아직도 여명이었으니.


요즘 아마바둑의 대세는 내셔널바둑리그다. 내셔널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김정선이 각 팀에서 서로 스카우트하려는 소위 1지명 급이라는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정선은 2012년 내셔널 출범때부터 지금까지 출전하고 있고, 그 성적 또한 훌륭해 주니어 다승왕을 두 번 차지했고 정규시즌 MVP도 차지했다. 통산승률도 108전 71승37패를 기록하며 66%의 대단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어제 오늘 무려 8연승을 기록하며 당당히 검을 치켜 든 김정선과의 일문일답.


▲결승 김정선-최원진.



黎明의 劍이 생애 첫 우승이다. 기분은?
연구생들도 나왔고 내셔널보다 더 멤버가 화려한 대회에서 뜻밖의 우승이다. 기분이 좋은 건 맞는데, 처음이라서 어떤 맛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웃음). 18년 대한체육회장배(우승 송홍석), 19년 덕영배(우승 허영락)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다.


내셔널리그는 잘 두는데 단일 대회는 성적이 좀 덜 나는 것 같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모두 그런대로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잘 두는 친구들이 요즘 너무 많다. 굳이 차이라면 일반대회는 아무래도 주말에 몰아서 바둑을 두니까 약간 힘에서 밀린다는 느낌?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내셔널은 충분히 시간을 두고서 하루 두 판을 넘기지 않으니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다. 제한시간도 넉넉한 편이고….


이번 대회에서도 경기수가 좀 많았는데도 강자들을 많이 이겼던데?
우승이란 실력+운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실력보다는 운이 더 많았지만. 어제 4판 오늘 4판을 두었다. 어제는 첫판부터 작년 우승자 (김)정훈이를 만나 운 좋게 이겼고, 결승은 매우 안 좋았는데 (최)원진이가 끝낼 수 있는 기회에 끝내지 못해서 저게 기회가 온 것이었고, 또 (강)재우와는 다 진 바둑이었는데 공교롭게 반집으로 남겼다. 이때는 운이 따른다고 느꼈다.


작년 우승자 김정훈 얘기가 나오니까, 우리 바둑계에 ‘양김’이라고 유명한 단짝이다.

이름이 석자 중 두 글자가 같은 것도 큰 인연이다. 내셔널에서 같은 팀으로 많이 뛰었기 때문에 그렇게 별명을 붙여준 것 같다. 화성시에서 다년간 함께 했고 작년에 에어닥터에서도 같이 뛰었다. 나보다는 잘 두는 친구니까 ‘양김’으로 불리는 게 싫지는 않다. 어제 운 좋게 이겼다는 얘길 했지만, 사실 정훈이 덕에 우승한 것이나 다름없다. 참가신청기한을 잊고 있었는데, 정훈이가 알려줘서 신청할 수 있었으니까.


요즘 어떻게 공부하는가?

안산에서 바둑사범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아이들 지도하다보니까, 스스로 제대로 알아야 하니까 공부를 하게 된다. 또 혼자 공부하다보면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이렇게 시합을 나와서 진지하게 서로 부딪혀 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이번 대회 뿐 아니라, 요즘 30대들이 많이 나오고 또 성적도 좋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나?
아무래도 좀 노련한 것 아닐까 싶다. 오히려 맘을 비우고 두게 되니 편하다고 할까. 그리고 윤남기 정찬호 송홍석 김정훈 박종욱 등 노련한 선수들이 가끔씩 우승하는 걸 보고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고… 아무튼 아직 자신은 있다(웃음).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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