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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2-10 00:44:18
  • 수정 2020-12-10 01: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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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김수영이 끈질긴 추격전끝에 승률 1%의 절박한 상황을 뒤엎고 안암 안재성에서 역전을 거두었다.


챔프전에 와서야 비로소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초반 2-0으로 앞섰던 대구는 안암의 뒷심에 밀리며 ‘2승 후 3연패'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생중계하던 카메라도 다른 판으로 돌려버린 지 오래였고, 더욱이 상대가 ‘끝장승부의 달인’ 안재성이었기에 안암의 대역전극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때부터 김수영은 인공지능 승률그래프를 바쁘게 만들었다. 급기야 인공지능 승률 1%에서 기적을 일궜다. 대마 패를 만들어놓은 다음, 빅을 만드는 과정과 상변 백 진을 마지막까지 지켜내는 과정. 이 모두가 지독한 김수영이 만든 역전시나리오였다.


“초반에 너무 망해서 절망적이었는데, 왠지 제 판이 승부 판일 것 같아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나중 거짓말같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대구 김수영) 


9일 저녁 경기 성남 K바둑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벌어진 2020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3번기 제1국에서 대구 김수영이 안암 안재성을 꺾는 수훈에 힘입어 3-2 신승을 거두고 챔프전 선승을 거두었다.



▲챔프전 1차전 결과.



진부한 표현이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고려대 출신 양세모를 ‘안암골 호랑이’의 상징이어서 1차전 선발로 기용했다. 또 파격은 두 에이스 안재성과 신현석을 4,5국에 배치했다. 만약 패한다면 신구 에이스를 뒤로 돌렸다는 비난이 쏟아질 대목이었다.


역시 힘들었다. 1,2국에서 양세모가 한때 따라붙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이루비에게 대마를 잡혀 판을 놓쳤고, 서문형원은 ‘톱타자 전문’ 강구홍에게 98%까지 이겨 있다 후반 연속된 실수로 판을 놓쳤다.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 모두 1,2국을 이겼고 그 경기를 4-1로 이겨냈던 대구가 또다시 챔프전 1,2국을 이긴 건 좋은 징후였다. 


그러나 안암의 신구 에이스를 생각하면 여전히 이겼다고 맘을 놓을 순 없었다. 안암으로서는 3국 안병모-최원진 판이 승부 판으로 여기고 있었다.


▲김수영-안재성.


아니나 다를까. 정규시즌과 판이하게 다른 자신감으로 무장한 안암 안병모가 대구 주니어 에이스인 최원진을 덜컥 잡아냈다. 게다가 4국 안재성-김수영, 5국 신현석-김정현 매치는 안암의 우세로 굳어지고 있었다. 초상집은 오히려 대구였다.  


“어, 이상한데요? 다시 돌려서 4국을 봐야겠습니다. (바둑이) 끝난 줄 알았는데요….”


생방송을 진행하던 K바둑 백대현 해설위원이 5국을 중계하다말고 급히 ‘다 끝났다던’ 4국으로 다시 화면을 돌리는 게 아닌가. 그때는 이미 안재성이 몸부림을 치던 상황이었고, 결국 안재성은 ‘끝장승부’에서 패배를 맛보았다. 그것도 처절한 역전패로.


결국 대구는 포스트시즌 들어와서 똑같은 오더로서 모조리 승리를 거두었다.


내일(10일) 같은 장소에서 안암의 반격이 예상되는 챔피언결정전 2국이 속개된다. 







▲1,2국 개시 장면. 서문형원-강구홍, 김경래 심판, 양세모-이루비.


▲서문형원이 98% 유리했던 상황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대구 강구홍은 포스트시즌 3연속 승리.


▲강구홍.


▲고려대의 상징 양세모-대구 에이스 이루비. 역시 이루비는 3연승을 거두었다. 


▲이루비. 


▲3국 최원진-안병모.


▲5국 신현석-김정현.


▲결국 끝장승부의 달인 안재성에게 기적의 역전을 거둔 김수영의 수훈으로 대구는 챔프전 선승을 거두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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