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0-12-08 18:22:48
기사수정

▲내셔널챔프전에서 만날 선수들. 김수영 이루비(이상 대구) 안재성 류승희(이상 안암).


올 때까지 왔다.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다.


겨울 초입에 맞이한 ‘폴 클래식’, 2020 골프워 내셔널리그 하이라이트가 막을 올린다. 내일(9일)부터 3일간 성남 K바둑스튜디오에서 대구바둑협회와 안암타이거스 간 챔피언결정전 3번기가 생방송으로 치러진다.


양 팀 전력은 이미 백일하에 공개되어 있고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약점도 어느 정도 메워졌기에, 챔프전은 대진 순번이 중차대한 요소가 될 것 같다. 첫 판의 오더가 양 팀 공히 최선의 오더일 것이고, 첫판의 승패가 챔프전 전체의 기울기를 결정할 것이다. 감히 ‘하느님도 불편해하는’ 챔프전을 전망해본다. 





▲안암과 대구의 정규 7라운드 경기 모습. 이 경기에서 안암은 4-1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첫 승을 거둔다.



챔피언결정전 3번기  12/9~11(수~금) 대구바둑협회-안암타이거스


대구바둑협회=최원진(10/6) 김정현(9/7) 강구홍(8/6) 이루비(10/4) 김수영(8/7) 이병희(2/5) 송홍석(3/5)
안암타이거스=신현석(14/4) 서문형원(12/6) 안병모(6/12) 안재성(8/8) 류승희(6/7) 양세모(3/4)


‘확실한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멤버를 에이스라고 한다. 확실하다는 건 정규리그 12승 이상, 또는 승률 7할 언저리를 기록했거나, 두 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팀에 2승을 거뜬히 선사한 케이스라야 하겠다.


대구에는 이루비 강구홍 김정현이 PO 2승을 거두었지만, 정규리그 7할 이상의 승률을 자랑했던 이루비가 단연 에이스라 하겠다. 안암은 두말이 필요 없이 신현석이 에이스이며, 여기에 정규리그 성적은 신통치 않았지만 하반기부터 아마바둑계를 들었다 놨다 했던 끝장승부사 안재성도 당연 에이스. 그럼 이루비와 안재성이 만나게 된다면 ‘빅뱅’이다.  


▲대구의 에이스 이루비.


현미경을 갖다 대보자. 대구는 이루비와 안재성이 만나는 구도가 싫을 수 있다. 만에 하나 이루비가 패한다면, 이후 승리를 예상할 수 있는 멤버가 확실치 않다는 게 불안하다.  정규리그에서도 안암은 대구를 4-1로 꺾었고 당시 이루비는 안재성에게 패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시니어는 이루비-류승희, 김수영-안재성 매치를 원할 것이다.


다소 도발적인 이루비에게 노련한 류승희도 결코 만만치는 않다. 4강PO에서 결승타를 친 강심장이다. 하지만 이루비가 포석에서부터 살짝 흔들린다면 ‘인간지능’ 안재성에게 만회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전투력에 일가견이 있는 이철주와의 4강PO에서 안재성이 일찌감치 우위를 확보한 건 좋은 예.


또한 김수영도 다년간 여자랭킹1위로 군림하면서 노련하고 큰 승부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안정감은 최고로 친다. 지난 4강PO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1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따라서 안재성과 김수영이 대결한다면 일단 긴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대구의 ‘여걸 듀오’는 자랑할 만하지만 작년 우승콤비 안암과 견주다 보니 살짝 꿀리는 건 어쩔 수 없다. 따라서 시니어 승부에서 1승이 간절한 쪽은 대구인데, 시니어 순번을 여하히 가져갈지 적잖이 고민이 되겠다. 지난 PO에서는 이루비가 시니어 첫 타자로 두 번 다 나왔다.


▲안암의 안재성이 팀원들과 함께 페어바둑을 복기하고 있다. 


왜 시니어에서 대구는 꼭 1승을 필요로 하는가. 안암의 ‘신공지능’ 신현석을 상대하기가 껄끄러워서다. 내셔널에서 막판 11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신현석과 겨루기는 어떤 주니어라도 난해하다고 봐야 한다. 


물론 주니어들의 실력 차는 백지 한 장보다도 더 슬라이스한 면이 있어서 ‘주니어승부는 모른다’는 편이 옳다. 4강PO에서 컨디션이 별로였던 대구 강구홍이 간판스타 허영락을 초반 KO시켰고, 정규시즌 6승12패로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선수 중 가장 성적이 저조했던 안암 안병모가 8강PO에서 아산 에이스 김다빈을 넉 아웃시킨 것이 좋은 예.


그러나 대구는 신현석을 피할 수 없다. 다행인 점은 강구홍 김정현 최원진 어느 선수가 나와도 부담없다는 점이며, 거꾸로 신현석의 입장에서도 다들 6할에 가까운 승률을 보유했으니 만만히 볼 선수는 없다는 것이 적잖이 부담이다. 


안암은 1번타자로 이미 신현석카드를 오픈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이 애로사항이라면 애로사항.


▲대구의 알찬 주니어 최원진 김정현 강구홍. 


최원진 김정현 강구홍 중 2명과 서문형원 안병모 2명의 대결도 정규리그의 경험을 돌이키면 대구가 앞선다고 말하기 뭣하다. 정규리그에서는 김정현 강구홍 최원진이 서문형원 신현석 안병모에게 모조리 패했다. 따라서 안암 주니어들은 대구에게만은 자신감이 극에 달해있다.


다만, 서문형원의 경우 막판 7연승의 기세가 살짝 꺾인 점이 보인다. 의외로 포스트시즌을 처음 치러본다는 점이 압박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또 안병모도 호흡을 길게 가가져는 타입에게는 후반 약점을 노출했다는 건 염려할 대목.  


대구라는 팀은 큰 경기를 많이 했지만, 작년 원봉루헨스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던 안재성 류승희 안병모의 안암이 전혀 뒤질 건 없다. 결국 안암이 화력을 분산시키느냐 집중시키느냐의 선택에 전체 시리즈의 명운이 달렸다고 하겠다. 


▲정규시즌 성적표.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adukilbo.com/news/view.php?idx=177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