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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1-28 01:53:35
  • 수정 2020-11-28 0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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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챌린지 우승자 남경석.


“저, 타이젬 7~8단인데 8단 놓을 때가 더 많아요.” 


남경석은 압구정 불금챌린지에 첫 출전하면서 자신의 급수를 이렇게 설명했다. 대개 타이젬 5단이라면 4단부터 6단까지 오르락내리락 하곤 하니까, 명색이 상금이 걸린 대회에 나올 때면 다들 4단이라고 하지 6단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독 남경석은 타이젬 8단의 자존심이 있지, 챌린지에서도 8단을 두겠다고 '우긴다.' 오히려 주최 측에서 “일단 7단을 놓으시고 좀 쉽다고 생각 들면 8단으로 올리세요.”라고 권고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따르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남경석은 대략 예닐곱 번 정도 챌린지에 출전하는 동안 좀해서 입상권인 3승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어떤 날은 2패로 곧장 탈락하기도 했다. 사실 그의 실력대로라면 한번 쯤 입상도 할 번한데, 좀 체 ‘압구정텃세’를 이겨내지 못했던 것. 


▲7단 남경석-7단 박영규 결승전 모습.


압구정 챌린지에서는 상수가 무서운 게 아니라 하수가 무섭다. 왜 접바둑이니까. 오죽했으면 지난 대회에서는 압구정의 젤 하수인 팔순 최재섭 3단이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 8단과 3단이면 무려 다섯점을 접어야 한다. 지금까지 8단이 두세 번 우승했고 6~7단이 주로 우승했고, 2단 3단도 입상권에 든 예가 수두룩하다.


묵묵히 꾸준히 대회에 출전하다보니 오히려 남경석도 압구정 텃세가 되었음일까. 최근 2개월 사이에 부쩍 3승(1패)이 잦았다가, 오늘 진짜 타이젬 8단 남경석이 압구정불금챌린지에서 7단 달고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27일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벌어진 제10회 압구정 불금챌린지 결승에서 7단 남경석이 같은 7단 박영규를 241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듬직한 체구의 순수파 남경석은 “선수들보다 조금 낮은 실력이지만 열심히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있다는 게 너무 고맙고 즐겁다. 그 동안 (챌린지에서) 입상은 종종했지만 이렇게 막상 우승을 해보니 우승컵을 든 선수들의 맘을 알겠다. 고마운 대회를 열어주어서 감사하고,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많은 하수님들도 용기를 내어 많이 출전하기 바란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기념촬영을 하면서 '남경석씨 (감격에 겨워) 울어보세요!'하고 말하자 모두들 웃음보가 터졌다. 한세형(준우승), 남경석(우승), 박영규(준우승), 장시영 (시상),


수도권 생활방역 2단계가 발효 중이라 평소보다 적은 22명의 '바생바사'들만 개인방역에 최선을 다한 가운데 열심히 바둑을 두었다. 게 중 새로이 출전한 정동용 4단, 정건영 김종두 3단 등 하수님들이 얼굴을 비춰서 보다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여성 선수로서는 준우승에 오른 바 있었던 장수연 송난희 두 열성파들이 오늘 또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직장에서 반차를 쓰고 출전했다고. 


타이젬에서는 유료회원권을 출전자들에게 하나씩 지급하여 분위기는 한층 더 업 되었다. 


사진으로 현장 분위기를 다룬다.


압구정 불금리그 안내
일시=매월 1·3주 금요일 오후2시 ※ 제41회 대회는 12/4(금) 오후2시
대상=압구정리그 출전자 및 시니어(40세 이상) 혹은 여성
시상=우승-40만원, 준우승-15만원, 3승1패자-7만원
참가비=2만원(기료 및 식대 포함)


압구정 불금챌린지 안내
일시= 매월 2,4주 금요일 오후2시 ※ 제11회 대회는 12/11(금) 오후2시
대상= 타이젬 3단~7단(35세 이상)
시상= 우승-30만원, 준우승-15만원, 3승1패자-5만원
참가비= 2만원(기료 및 식대 포함)
참가문의=장시영 원장 010-4318-6791




▲지난 대회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친 송난희와 여성 단골 상대(?) 김동희. 참고로 여성이 우승하게 되면 상금을 두배로 올린다는 소식이다.


▲정건영 3단과 한세영 7단+.


▲채영석 9단-박성철 7단. 원래 9단을 출전할 수 없지만 주최측에서 업저버로 1명에 한해 출전을 허용한다.



▲노상호 7단-한세형 7단+. 한세형은 동률 3전전승까지 올랐지만 제비뽑기로 부전을 뽑아 3위로 낙착되는 불운. 물론 상금으로 보전해주었다.


▲보기 드문 8단전. 장병목-정재흥 두 사람은 절친으로 압구정기원의 단골.


▲성남 분당에서 출전한 박영규는 분당기우회회원이며 지난 대회부터 출전하여 일약 준우승.


▲박영규-남경석 결승장면. 사진 중앙에 관전하는 이는 지난 대회 우승자 최재섭 3단이다. 오늘 대회는 지각하는 바람에 참여를 못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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