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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0-08 22:04:15
  • 수정 2020-10-08 22: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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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이 아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역사를 다시 썼다.


안재성은 거짓말쟁이다. 그는 두 점 바둑으로 치수가 내려올 때 “이제는 안 되겠죠.”라며 엄살을 떨었고, 또 연승을 이어가다 정선으로 치수가 바꿔지자 “이젠 진짜 끝입니다.”라고 또 거짓말을 했다. 


결국 끝장승부도 그의 손으로 끝냈다!


기울어져가던 대 유창혁과의 끝장승부 마지막 주자로 등판하여 내리 7연승을 거두고 최증 승자가 되었다. 그는 두 점+역 덤6집의 치수를 물려받은 다음 –3집씩 덤을 조정해가며 결국 정선-덤3집 치수까지 바꿔놓고 말았다. 즉, 호선에서 덤 3집이 빠지는 치수, 거의 호선까지 다다랐다는 얘기다. 예사 프로가 아닌 세계최고의 공격수 유창혁을 상대로 말이다.



안재성의 승리는 음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수많은 아마선수들에게 '하면 된다'는 희망을 던져주었다. 안재성은 아마바둑의 역사를 새로이 썼다. 


8일 오후7시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에서 벌어진 유창혁vs아마5강 끝장승부 제12국에서 아마바둑 수문장 안재성은 시니어일지매 유창혁에게 초반부터 탁월한 반면운영을 선보이며 定先 치수로 시종 우세한 흐름을 견지한 끝에 173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대 유창혁 7연승을 기록하며 끝장승부를 끝장냈다.


▲우중앙 백 일곱 점을 잡아 우세를 확립한 안재성은 백이 상변에 붙여가며 마지막 흔들기를 시도하자 그를 외면하고 우상 흑집을 돌보는 장면.


이날 바둑에서 일방적인 부담을 안은 듯 유창혁은 조급했고 일찍 승부를 서둘렀다. 중반 초입 중앙전이 백미였다. 상변에서 거대한 흑 집이 생길 찰나, 흐름이 좋지 않다고 본 유창혁은 일찍 중앙에서 승부를 걸었다. 


이때 안재성은 냉정하게 살아가는 수를 보고 있었고, 일순간 끝낼 수 있는 찬스에서 오히려 착각을 범하면서 안재성은 크게 흔들릴 뻔했다. 그러나 이 순간 또다시 냉철함을 찾고 우변 백 말을 제어하면서 수습에 나서 바둑을 우세로 돌렸다.  


끝장승부를 줄곧 해설한 김만수 바둑TV해설위원은 “안재성의 초중반은 자신감이 묻어난다. 초반 정석과 포석이 알파고식으로 정립이 되어 있다. 초중반을 잘 견뎌내니까 천하의 유창혁도 부담스러워한다. 인공지능 공부량을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결국 유창혁은 더 이상 이어가질 못하고 돌을 거두었다.


한편 이번 경기를 끝으로 유창혁vs아마5강 끝장승부는 부득이 끝을 맺었다. 사실 오늘 대국이 있기 전 양 대국자 사이엔 이번 대국으로 끝내자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성은 국후 전화 인터뷰에서 “첫 대국 두 점+역 점6집으로 대국할 때 굉장한 부담을 안았던 기억이 있다. 이젠 입장이 바뀌다보니 유창혁 사범도 힘들고 저도 솔직히 몹시 힘들다. 체력도 이미 모두 방전이 되었고… 이젠 적당한 선에서 그만 하는 것이 피차 짐을 내려놓는 일인 듯하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아마바둑에 보다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끝장승부에 관한 소감을 밝혔다.


유창혁vs아마5강 끝장승부’는 세계최고의 공격수 유창혁에게 아마5강(이용만 이철주 최호철 김정우 안재성)이 차례로 맞붙는 연승전 형식을 취했고, 정선+역 덤9집에서 시작하여 승패에 따라 덤이 3집씩 가감되는 치수고치기를 가미했다. 


이미 이용만 이철주 최호철 김정우 등 4명은 조기 탈락했고 마지막 안재성이 남아서 무려 7연승을 거두고 최종 정선-덤3집의 치수를 남겼다.


▲최종 끝장승부는 안재성이 7승을 거두며 승자가 되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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