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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9-12 15: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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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일지매!' 유창혁이 아마강호 이용만(오른쪽)을 꺾고 끝장대결에서 선승을 거두었다.


추억 소환.
80년 지금은 사라진 전남일보배 전국아마대회에서 고교생이던 이용만은 중학생 유창혁을 만나 패했다. 당시에도 유명했던 유창혁 소년을 만났던 이용만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을 하고 있었다. 시합전 추익을 소환했지만, 유창혁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유창혁은 13세 초등시절에 학초배 우승을 차지했고 18세 입단하며 프로세계에서도 세계정상에 선다. 이후 이용만은 91,95년 아마국수전, 97년 아마대왕전을 우승하며 전국강자 올라선다.


역시 세계최고의 공격수다웠다.


유창혁과 시니어 아마5강 간 끝장승부, 아마강자 이용만과의 개막전에서 유창혁은 시원하게 대마를 잡으면서 100여 수만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6차례 세계정상에 섰고 2002년 세계대회 그랜드슬램을 일찍이 달성했던 ‘일지매’ 유창혁은 12일 오후12시30분 서울 한국기원바둑TV에서 개시된 끝장승부 제1국 이용만과의 대결에서 120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두고 부담스런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시니어가 된 지금도 여전히 세계최고의 공격수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시니어 세계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유창혁은 정선+덤9집 치수로 거행된 1국에서 펀치력이 돋보이는 왕년의 아마국수 이용만과 불만한 수상전을 벌인 끝에 단명국을 이끌어내었다.


▲끝장대결 1국 종국 상황. 상변 흑말이 수상전에서 뒤져 잡혀있고 좌변 중앙 흑대마도 위태로운 상황.


초반에는 두 선수는 피차 부담이었던 지 모두 뜸을 많이 들였다. 특히 이용만은 긴장한 듯 움츠린 행마를 보여주며 하변에 백 대궐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용기를 내서 상변 백 두 점을 협공하며 공세를 펴기 시작해 좌변에서 활극이 시작되었다. 결국 좌변에서 유창혁의 강펀치를 잘 피해가며 비교적 우세한 흐름을 만들었던 이용만은 자신감 있게 상변에서 2라운드를 벌였다. 


수상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유창혁은 상변 수상전에서 정확하게 응수한 반면 이용만은 약간 들뜬 상태에서 한 수를 삐끗하는 바람에 흑 말을 거꾸로 잡히면서 바둑이 기울어진 것. 이때까지 인공지능 승부그래프는 흑의 승률이 앞서 ‘대어’를 잡는가 싶었지만, 수상전 결과 거의 100% 백 우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근 20년 만에 프로암 치수고치기에 나섰던 유창혁은 승리 직후 “과거 프로암이벤트는 서로 돌아가면서 두는 것이어서 부담이 없었지만 이번 대결은 혼자가 상대하며 치수를 바꾸는 경기라서 약간 부담이 있다. 다음 대국에서는 두 점 치수로 상대하는데, 역시 치수고치기 인 만큼 열심히 두겠다.”고 말했다.


한편 패한 이용만은 “매도 먼저 맞는다는 의미로 첫 타자로 나왔고, 승부처에서 약간 착각이 있었던 것 같다. 상대가 상대인지라 시종 위축되었던 것 같다.”고 아쉬운 소감을 밝혔다.
 

내일 오후12시30분에는 두 번째 끝장대결이 이어지는데 아마 측에서는 ‘파이터’ 이철주 선수가 두 점 바둑에 도전한다. 


▲유창혁은 포석을 짜는데 있어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대회 6회 우승에 빛나는 레전드 유창혁과 강호무림의 아마강호 5걸이 만나는 이번 끝장승부는 흥미와 박진감을 선사하기 위해 치수고치기에 연승전까지 더해져 진행된다.

유창혁에게 아마 5인이 차례로 맞붙는 형식을 취하고, 1국은 정선+백 9집 공제로 시작, 승패에 따라 덤이 3집씩 가감된다. 즉 1국에서 프로가 이기면 정선+백 12집 공제=두 점 치수가 되고, 아마가 이기면 정선 백 6집 공제로 치수가 조정된다. 아마가 이길 경우 치수를 조정해 재도전하며, 패배할 경우 아마는 교체출전하게 된다.


한국 바둑의 전설과 아마맹장들이 펼치는 진검승부 ‘쏘팔코사놀 유창혁vs아마5강 끝장승부’는 12,13일 오후12시30분. 16,17(수목), 19․20(토일), 23․24(수목), 26․27(토일) 저녁7시.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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