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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6-06 02:09:48
  • 수정 2020-06-06 02: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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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0회 압구정 '불타는금요일' 결승에서 최호철(왼쪽)과 소강우가 종반 접전을 펼치고 있다.

 

 녹녹치 않은 프로 5명에 내셔널 선수 14명에 그들에게 전혀 밀리고 싶은 생각 없는 아마강호 등 총 34명이 대거 출전한 압구정불금에서 연구생을 거치지 않은 ‘순수주니어’ 소강우(26)가 우승을 차지했다.

 

5일 오후9시 시니어들의 수련도장 압구정기원에서 펼쳐진 제30회 압구정 불타는금요일(이하 압구정불금) 결승에서 소강우는 아마맹장 최호철을 358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흑으로 반집을 남기며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6회 대회 이후 두 번째 우승(역대우승자 참조).

 

막판까지 동률 전승자가 3명이었으나(조민수 최호철 소강우) 선배인 시니어랭킹1위 조민수가 자신은 지난 대회 우승을 했다며 두 선수에게 우승결정전을 벌이도록 양보의 미덕을 발휘했다. 따라서 소강우-최호철 전이 결승전.

 

결승은 시종 최호철이 미세하게 앞서나갔다. 그러나 중반전에 들어 착각을 하변서 중앙이 뚫리자, 거꾸로 미세하게 소강우가 앞서는 바둑이었다. 후반은 아무래도 주니어들이 강하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바둑은 예외였다. 


소강우는 후반에 들어 사소한 끝내기에서 낙관하는 통에 바둑은 종반까지 알 수 없었지만, 결국 가까스로 반집은 지킬 수 있었다. 소강우는 계가를 마치과 반상을 확인하자 비로소 한숨을 크게 쉬었다.

 

▲소강우(오른쪽)가 최호철을 맞아 행운의 반집승을 거두고 불금 두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소강우는 비연구생출신 주니어로 토종 바둑AI '바둑이'의 연구개발 일원이었다.

  

소강우는 김민주 이용만 권병훈에 이어 부전까지 뽑는 행운에 이어 최호철까지 다섯 판에서 프로를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를 한명도 꺾지 않고 우승한 예는 이번이 처음. 차민수 김일환 김종수 장수영 프로들은 압구정에서는 ‘지뢰밭’으로 통한다. 한편 최호철도 결승까지 큰 고비 없이 아마선수들만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프로와 아마가 경기할 때는 정선이며 빅 백승)

 

연세대를 졸업하고 고등과학원 이주영 교수가 개발한 토종 바둑AI ‘바둑이’의 연구개발에 참여한 바 있는 소강우는 연구생을 거치치 않은 순수 주니어. 압구정리그에 주니어들은 원칙적으로 들어올 수는 없으나 바둑을 배우겠다는 열의가 가상해 2년 전 압구정의 일원이 가까스로 되었다고.

 

우승 직후 소강우는 “압구정의 쟁쟁한 사범님들이 아들 조카같이 챙겨주시고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작년부터 확실히 늘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렇게 우승을 하고 나니 또 뿌듯하다. 공부하고 업무보고 나서 남는 시간동안 바둑에 심취하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압구정불금은 변형스위스룰이 적용되며 2패를 당하면 자동 탈락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3라운드를 앞두고 2승자는 최호철 양덕주 소강우 김세현 박예원 노근수 권병훈 장부상 조민수 등 모두 9명으로 이미 프로는 1명도 끼질 못했다.

 

압구정불금은 유명한 압구정리그(청룡 백호 주작)에 출전하는 선수들 위주로 만든 단발성 번개대회이며 지난해 2월초에 출범한 이후 이번이 꼭 30회째.

 

사진으로 불금리그 경기 모습을 전한다.

 

압구정 불금리그 안내
-일시=매월 1·3주 금요일 오후2시 ※ 제31회 대회는 6/19(금) 오후2시.
-대상=압구정리그 참여자 및 시니어(40세 이상) 혹은 여성
-시상=우승-40만원, 준우승-15만원, 3승1패자-7만원
-참가비=2만원(기료 및 식대 포함)
-참가문의=장시영 010-4318-6791

 

 

 

▲ '금요일마다 불탄다!' 번개프로암대회인 압구정불금 경기 모습. 대단한 상금이 걸리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게의치 않는다. 더 소중한 바둑이 있으므로. 

 

 ▲ 소중한 한판의 바둑을 정성껏 수놓는 시니어(여자)기사들. 

 

▲평소에도 압구정기원에서 꾸준히 연마를 하곤 하는 김세현-양세모. 두 선수 모두 내셔널소속이다. 

 

▲여자 내셔널 선수인 김민주 박예원이 나란히 마스크를 낀 채 수를 읽고 있다. 마스트색도 일부러 흑백으로 맞췄을까? 

 

▲ '장 대 장' 장수영 프로-장부상(승). 프로와 아마가 경기할 적엔 아마가 정선이다. 단 빅백승.

 

▲'우리는 랭킹1위에요.' 시니어1위 조민수-여자1위 박예원. 이들은 또 공교롭게도 내셔널리그 함양산삼 소속이다. 뒷줄은 양덕주-노근수. 

 ▲'아마의 등쌀에 밀려서...' 장수영 김일환 프로가 일찌감치 1패씩을 안아서 우승권을 멀어졌지만 그래도 한판을 바둑에 최선을 다한다. 

 

▲최호철-소강우의 진지한 결승전 모습.  

 

▲시상식은 언제나 즐거워~! 최호철 장수영(시상) 소강우.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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