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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2-30 16:45:00
  • 수정 2019-12-30 21: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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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미추홀왕중왕전 결승전 종국 모습. 홍근영-박지웅(승). 쟁쟁한 주니어들의 승부답게 반패싸움 하나로 승부가 판가름 났다.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린 걸 보면 잔칫날 같은데…

쟁쟁한 선수들이 모인 걸 보면 대회는 대회인데…  
막 퍼주는 걸 보면 시골 운동회 같기도 하고…


프로도 왔고 극강 고수들도 왔고 꿈꾸는 수련생들도 왔다. 또 반가운 이름 모를 바둑청춘들도 대거 얼굴을 비춘다. 가는 해가 아쉬웠을까. 진짜 진짜 올 시즌 마지막 바둑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월등히 많은 인원 100명이 인천 모래내시장 인근 인천바둑발전연구소를 찾았다. 그냥 쉽게 ‘김종화치과’를 찾았다. 


그들은 저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왔다. 우승의 꿈이다. 미추홀은 우승하기 비교적 수월한 대회다. 멤버가 쉬워서 그런 건 아니고 우승이 두 명도 되고 세 명도 되기에 그렇다. 딱 네 판만 이기면 평생 한번 경험해볼까 말까 한 우승 꿈을 이룬다. 그래서일까. 평생 바둑을 두었어도 평생 대회에 나가봤어도 우승 한번 못해봤을 희끗희끗한 마니아들도 꽤 나타난다.


꿈은 또 있다. 참가만 하면 주어지는 행운권이다. 기자도 취재를 빙자해서 얼굴을 비춘 건 순전히 행운을 바라고서다. 하긴 모두들 로또 당첨보다 확률이 무지무지 높으면서 로또 당첨에 비견될만한 즐거움을 주는 행운권 추첨을 덤으로 기대하고 출전했을 터. 


노트북 2대가 나와 있고, 백화점상품권, 임플란트 틀니 등 시가 100만원을 홋가하는 치과치료권도 나와있다. 하다못해 십여명이나 당첨되는 현금 5만원은 내게 올 수 있겠지…. 점심도 주겠다, 저녁도 근사한 뷔페로 대접한다고 하니 이건 뭐 복이 넝쿨째 들어온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 한없이 퍼주는 사람들. 미추홀리그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는 인천의 두 산타 김종화 치과원장과 최병덕 인천바둑협회장. 


미추홀리그는 1,2대 인천바둑협회장을 역임했던 '인천바둑의 대부' 김종화 치과원장과 최근 새로운 인천바둑의 수장이 된 최병덕 회장의 열과 성을 합치고, 그리고 현명덕 전국장애인바둑협회장 이하 많은 도우미들이 함께 만든, 인천의 자랑을 넘어 전국바둑인의 명소가 되었다.


올해 마지막 바둑대회 미추홀왕중왕전이 29일 인천 인천바둑발전연구회에서 100여명의 출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세밑 대단한 열기를 뿜었다. 올해는 인천바둑계 행사가 워낙 많다보니 연말에 벌어지던 전국대회 미추홀최강전과 제53회 미추홀리그를 통합해 치렀다.


대회는 오전10시부터 최강리그를 개시했고 오후1시부터는 종합리그도 동시에 개최했다. 최강부는 6판, 종합부는 4판을 두어야 하는데, 최강부 경기를 두 판 먼저 치르고 여기서 2패로 탈락한 이는 일반부로 다시 뛸 수 있게 배려했다.


미추홀리그는 프로와 연구생출신 주니어들을 0레벨로 놓고, 기력별로 1~4레벨까지 지정해두고 있다. 따라서 0레벨과 3레벨이 만나면 석 점 치수가 된다. 오전 최강부경기는 0레벨과 1레벨만 참여하게 했다. 2~4레벨도 출전할 수는 있는데 모두 1레벨로 맞춰야 했다.


▲ 인천바둑발전연구회에서 미추홀리그 경기가 개시되고 있다. 이 공간을 다 채우고 기타 병원의 소규모 공간까지 대국장으로 활용했다. 


최강리그는 총 6판을 두어야 하니, 아무래도 운이 작용할 여지는 드물었다. 따라서 홍근영 박중훈 박지웅 등 연구생출신 주니어와 박성균 조민수 안재성 최호철 양덕주 서부길 아마맹장들 그리고 서능욱 정대상 나종훈 유병호 등 시니어프로들 중에서 우승자가 나올 가능성이 컸다. 


컷 오프랄 수 있는 두 판을 치른 결과, 앞서 거명한 박성균 양덕주 최호철은 1패를 안아서 우승권에서는 멀어졌고 대신 한창한 고성원 김도협 허정식 안동준 등이 전승으로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


3라운드에서 박지웅 박지훈 안동준 김도협 이진우 홍근영 안재성 한창한 조민수가 3승 대열에 올라섰다. 특이한 점은 프로들이 모두 낙마했고, 주니어선수들이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는 것. 


이윽고 4라운드를 마치자 보다 선명해진다. 이진우가 김도협을 이겼고, 박지웅이 박지훈을, 홍근영이 안재성을 조민수가 안동준을 각각 이기고 우승권은 전승자 4명으로 압축. (한창한은 1패자였던 나종훈에게 패함)  


▲연구생출신 김유환-홍근영.


전승자 4명이 남은 상황에서 주최 측은 또 경품을 걸고 우승자 알아맞히기를 번개이벤트로 거행하며 열기를 돋구었다. 이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는 이는 아무래도 미추홀리그에서 우승을 도맡아 하는 홍근영으로 45표를 얻었고, 유일한 시니어 조민수도 19표를 얻어 기대감을 높였다. 다음 이진우 8표, 박지웅 5표였다.


5라운드에서는 이벤트 결과와는 무관하게 '예측 꼴찌' 박지웅이 조민수를 이겼고 홍근영이 기대대로 이진우에게 신승을 거두었다. 


대망의 결승전은 박지웅-홍근영 대결로 압축되었다. 박지웅도 간혹 미추홀리그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고 홍근영은 대회마다 거의 우승을 놓치지 않았으며 내셔널 10승대 에이스급. 


경기는 프로급 실력을 과시하는 두 선수답게 시종 팽팽한 접전을 이루다가 끝내 반패싸움이 승부를 결정짓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결국 팻감 하나가 차이로 박지웅이 반집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금은 바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회복지사 명함을 갖고 있는 박지웅(33)은 한때 프로를 지망했던 당당한 연구생 1조였다. 인천의 스타로 떠오른 이호승 프로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사이. 박지웅은 "오히려 편안하게 취미로 돌아오니까 바둑이 잘 보인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승자 박지웅에게는 상금 50만원과 임플란트 시술권(120만원 상당)이 주어졌다.


한편 최강리그에서 2패를 당하여 종합리그에서 뛰게 된 선수까지 포함하여 2~4레벨까지 출전하여 4라운드까지 치른 종합리그에서는 이동민과 김정웅이 공동우승하며 상금 30만원을 받았다. 


▲ 인천연구생 안동준-서능욱 프로.


미추홀배 대회장인 김종화원장은 인사말에서 ”2019년도 마지막 미추홀대회에 많은 전국의 강자들이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미추홀기우회에서 출발하여 이렇게 바둑열정 하나로 미추홀리그를 이끌고왔는데 갈수록 풍성하게 여러분을 모실 수 있어서 기쁘고, 최병덕 회장님이 큰 힘이 되어주셔서 계속해서 미추홀을 인천의 자부심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우승은 놓쳤어도 실망할 필요가 없었다. 우승상금보다 더한 행운권 추첨이 기다리고 있었다.경품이 노트북 임플란트 틀니 백화점상품권 등 실로 푸짐했다. 오후9시가 다되도록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추첨함을 예의 주시했다.


대회를 마치고 같은 장소에서 호텔 뷔페로 바둑인들의 뒤풀이가 계속되었다.

대중을 위하면서도 일인자에 대한 예우까지 갖춘 두루두루 좋은 미추홀리그전이었다. 그들은 가는 2019년을 그리 아쉬워하지 않았다. 또 새로운 1월이 되어야 서로 만나게 될 것이니까. 기우들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2019 기억의 책장에 쌓여갈 것이니.


대회모습과 이모저모는 사진과 함께 다룬다. 


▲ 대회에 앞서 대진추첨과 참가접수가 이뤄지고 있다. 


▲ 강타자끼리 첫판에서 만났다. 정대상-박성균.


▲ 부천바둑협회 정민효 전무-꿈나무 이건우, 이건우는 순천만정원배에서 우승하고 최근 시도대항전에서 인천을 우승으로 이끈 바 있는 기대주.


▲ 윤천준-남경석.


▲한세형-장혁구(앞) 이진우-조민수(뒤). 관전하는 이는 전주에서 올라온 팔순의 '아마바둑 대부' 양완규.


▲ 곽계순 여사가 휴식시간에 최병덕 인천바둑협회장에게 인천지연구생들을 소개하고 있다. 


▲인천연구생 김한주-정갑수 인천바둑협회 부회장.


▲ 박휘재-고성원.


▲아마맹장 결투 김동섭-양덕주.


▲ 큰 이모와 막내조카뻘 대결. 곽계순 여사는 인천바둑협회 부회장이며 김종화 원장의 부인. 최민서는 아마강호 최호철(아래 사진)의 막내 딸로 연구생. 


▲ 김희중-최호철. 


▲ 4라운드까지 유일한 시니어 전승자였던 조민수-박지웅 4강전. 


▲ 나종훈-한창한 경기에 많은 관전객이 몰려 있다. 이 경기에서 나종훈 프로가 승리하며 전승자 한장한을 잡았다. 관전하는 이는 연구생 박동혁의 부친, 한현혁 박휘재 김용모 이기수 박성균(뒷줄).


▲ 치열한 0레벨 승부. 이진우-홍근영 5라운드. 


▲ 인천의 희망 이건우-김솔빈.


▲ 최병덕 인천바둑협회와 미추홀기우회 회장이 인천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이는 한창한의 한판승부.


▲ ‘산타는 12월에만 오지만 바둑산타는 매달 옵니다!’ 전국장애인바둑협회장 현명덕(왼쪽) 외 늘 바둑대회 봉사를 해오시는 천사 '똑순이네 가족들'입니다. 


▲ 박지웅-홍근영 결승모습. 숨막히는 반집 승부. 


▲ 흑17집, 백10집 딱 반면 7집. 흑의 반집승이다. 


▲ 우승자 박지웅(33).


▲ 산타의 선물이 주어질 시간. 추첨함에서 번호가 뽑혀 올라오고...


▲ 일반우 우승자 이동민 김정웅.


▲ 종합리그 준우승자 시상.


▲ 일반부 3승자들.


▲ 우승보다 더 값진 웃음의 로또 당첨자들.  김형섭 김세원(위)은 임플란트 시술권 당첨. 서부길 나종훈은 최다출전 공로상에 선정(좌하), 이호승 프로의 스승 최용관은 틀니 시술권을 받고 익살스럽게 '이~' 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 우승자 박지웅 준우승자 홍근영(위). 노트북 경품에 당첨된 연구생 최민서가 노트북을 들어보이고 있다(아 부럽 부럽~). 또한 이건우도 행운의 현금을 받았다. 


▲ 대회를 마치고 송년회 겸 뷔페 식사.


▲ '1년동안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미추홀리그를 있게 한 영웅들. 미추홀리그 장두화 총무. 김종화 고문 최병덕 회장. 그리고 현명덕 전국장애인바둑협회장.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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