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11-10 19:04:46
  • 수정 2019-11-10 19:57:55
기사수정

▲ 랭킹1위 허영락이 최고기전 덕영배를 우승했다.


차분한 성격에 안정적인 바둑을 구사하는 허영락은 바둑가에서 늘 1위에 꼽혔다. 그는 KIBA의 일원으로 과거 프로암대회도 우승해봤고 내셔널리그도 우승해봤고 다승왕도 해봤고 강원 전남 KIBA 등 그가 가는 팀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 적도 있다. 그 중심에는 늘 허영락이 있었다.


어느덧 그도 연구생을 나온 지 4년 가까이 된다. 그 얘기는 4년 쨰 아마정상이라는 얘기인데, 아쉽게도 아마계에서 일정정도의 역할을 분명히 하지만 개인전인 바둑에서 우승을 한 기억은 별로 없다. 이번 덕영배에서도 32명의 철각 가운데 우승 예상득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덕영배에서 그는 보란 듯이 1000만원의 사나이가 되었다. 흥분이 가시지 않은 우승 직후, 의외로 담담한 그에게 몇마디를 물어보았다. 


결승은 손쉽게 끝나버린 느낌인데?
초반에 잘 풀렸다. 중반에 고비가 있었지만 그런대로 어울렸다. 후반 들어 상대에게서 약간씩 실수가 등장하면서 집 차이가 제법 난 바둑이다. 운 좋게 이겼다.


우승하기까지 고비가 있었다면?
4강전(대 온승훈)과 어제 2회전(대 하성봉) 대국이 특히 힘들었다. 공교롭게 대선배들과의 대국이었고, 그 선배들이 강자들을 이기고 올라와주어서 8명이 남았을 때(2라운드를 마친 후) 잘 하면 우승할 수 있겠다 싶었다. 4라운드는 막판 반집 역전승 했다.


온승훈 김정선 그리고 송홍석 하성봉 등 30대 선배들이 여전히 10년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데?
존경한다. 내가 과연 10년, 15년 후 이 정도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 선배들은 공부를 늘 하기 때문에 기량이 쇠퇴하지 않고 오히려 느는 게 아닌가 한다. 집중력은 후배들보다 더 나은 것 같다.


랭킹이나 실력에 비하면, 개인전 우승 운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이번이 두 번째 개인전 우승이다. 최근 들어서 완벽하게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연구생을 나와서는 내가 가장 잘 두는 줄 알았다(웃음). 내가 설 곳은 프로무대이지 아마무대는 쉽게 본 게 사실이다. 그런데 모두 만만치 않다는 현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이젠 어느 정도 자극도 받았고 단단해진 느낌도 든다. 결승전이나 큰 무대에서도 떨지 않고 내 바둑을 수 있을 것 같다.


연구생을 나온 지 4년이 되었다. 입단하고 싶은 생각은 여전한가?
(그 말에 대한 대답은 생략한 채) 성적까지 내야한다. 바둑리그에 들어야한다. 입단을 위해 특별한 것보다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준비하는 방법도 깨닫고 있다. 좀 더 규칙적으로 관리하고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


▲ 시상식 장면. 최강부 우승자 허영락 이재윤 회장(시상) 시니어우승자 조민수.


그런데 비교적 오랜 세월이 흘렀다. 계속 야전판이랄 수 있는 아마바둑계에 오래 머문다면 입단 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데?
많은 도움이 된다. 프로가 당장 된다고 해도 이렇게 큰 시합을 뛸 기회는 많지 않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지 않은가. 작년 한솥밥 선배 강지훈에게 패해(아래 트로피를 가리키며) 덕영배에서 준우승에 그쳤는데 이번에 우승을 해서 너무 기분 좋다.


강지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금 아마정상의 신분이 프로초년병의 신분보다 나을 것 같은데(웃음)…
(단호하게) 그래도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바둑리거가 되어야 한다.


다른 할 얘기가 있는가?
KIBA에 고맙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9년을 KIBA에서 공부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권갑용 사범을 위시해서 김성진 조경호 이강욱 사범님 등 어릴 때부터 많이 챙겨주고 잘 관리해주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또 덕영배를 꾸준히 주최하는 이재윤회장님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덕영배는 아마바둑의 고향과 같은 기전이다.


상금은 어떻게 쓸 것인가.
내가 신세진 사람들이 많다(웃음). 밥 사달라고 하면 상금이 떨어질 때까지 밥 사줄것이다.


▲ 우승트로피엔 작년 결승대국이 새겨져 있다. 공교롭게 허영락(백)의 바둑이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adukilbo.com/news/view.php?idx=148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