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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9-22 02:20:07
  • 수정 2019-09-24 00: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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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의 자부심 미추홀바둑리그 50번째 대회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프로 아마 할 것 없이 한판의 바둑복기에 열중이다.

 

“지난 8월의 바둑열기로 가을을 맞이합니다. 9월부터는 바둑대회가 겹치는 관계로 날짜잡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부득이 토요일 오후임에 양해바라며, 매일매일 연마하여 50회 미추홀리그에서는 다들 화이팅!”

 

지난 8월의 열기는 바둑으로 죽고 사는 압구정리그와 미추홀리그의 교류전을 일컬음이요, 바둑대회가 겹친다는 건 조남철배학생대회가 벌어져서 학생고수들의 참여가 불발되었다는 뜻이며, 토요일이라 양해 바란다는 건은 토요일에 바둑지도나 회사일 때문에 나오지 못하는 분들을 염려한다는 뜻.

 

지난 달 압구정와 미추홀 교류전은 대 성황리에 끝났다. 그래서 역으로 이번 달은 출전자 수가 급감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긴 했다. 학생 고수들이 부득불 불참했고 서능욱 나종훈 등 인천의 대표 프로들도 개인사정으로 빠졌고 날짜까지 변경하는 흥행 악재가 있었으니 말이다.

 

21일 오후2시 인천 모래내시장 인근 인천바둑발전연구회에서는 9월에도 어김없이 미추홀리그전이 벌어졌다.

 

 ▲ 50번째 미추홀리그는 수도권에서 모여든 프로, 시니어, 주니어 할 것 없이 5단 이상의 기객들이면 누구나 하루 네 판씩 즐기고 갈 수 있다. 미추홀리그는 35분 타임아웃제를 시행한다.

 

래도 약속 시간이 가까워오자 정대상 유병호 프로는 여전했고 홍근영 박종훈 등 프로 뺨치는 주니어들과 서부길 김동섭 김종민 윤명철 이석희 이성겸 임흥기 등 만만찮은 시니어 고수들이 속속 입장했다. 결국 평소 출전자수 40명을 거뜬히 채웠다.

 

늘 그렇듯 가벼운 국민의례와 함께 인천바둑의 대부인 김종화 대회장과 최병덕 미추홀기우회장의 덕담. 그리고 현명덕 전국장애인바둑협회장의 원활한 대회 진행 방침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오후2시 대회를 시작했다.

 

대회개시에 앞서 50회를 잠시 돌아보았다. 가장 대회에 많이 참가한 사람은 나종훈 프로이며 총 41회를 참가했고 다음은 대회장인 김종화 원장이 40회 그리고 인천의 간판 서부길의 38회 순이었다. 그외 이기수 곽계순 윤명철 임흥기 서능욱 유병호 박종훈도 절반 이상을 출전한 미추홀의 산증인.

 

▲ 정대상 프로와 내셔널주니어 박종훈의 결승전1. 후반 박종훈이 역전승을 거두고 4전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다.

 

대회는 딱 네 판 씩 스위스리그로 치른다. 네 판 중 첫판이 가장 신중하다. 첫판을 이겨야 나머지 경기 내내 입상 가능성이 남아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는 행운상의 확률이 더 나을 수 있다.

 

제 아무리 치수제로 한다지만 프로를 위시해 주니어 강자들이 힘을 쓰기 마련. 오늘의 우승자는 두 명이었다. 오랜만에 출전한 시니어강자 김종민이 4승으로 우승했고, 인천의 내셔널강자 박종훈이 역시 4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김종민은 첫판에서 부천고수 임흥기를 이겼고, 부담스런 한바연 강자 손은호, 그리고 결승에서 같은 3승을 기록 중인 장규환에게 4승째를 거두었다.

 

또한 박종훈은 만만찮은 윤상진과 대회장인 김종화에게 두 점을 접어두고서 각각 승리했고, 결승에서 같은 3승의 정대상 프로에게 역전승을 거두었다. 주니어강자인 박종훈은 프로와 호선으로 대결했다.

 

▲ 또 하나의 우승판. 시니어강자 김종민과 장규환의 대결.

 

한편 미추홀에서 늘 우승을 도맡아오던 주니어 홍근영은 불의의 1패를 당하면서 3승1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통증의학 전공의사인 김세강은 첫판을 부전승했고 두 번째 판에서 홍근영에게 두 점 바둑으로 끈질긴 승리를 낚아내었다. 그러나 김세강은 그 후 또 2패를 당하는 바람에 1승3패로 성적이 바닥권.

 

또 3승으로 선두권을 형성하던 시니어 이석희는 결승전 막판에서 전승자 짝이 없자, '운 없게도' 1패자 중 가장 강한 홍근영과 만나게 되어 패하고 말았다. 홍근영의 물귀신 작전으로 인해 두 사람은 공히 준우승.

 

'한명은 우승을 향해, 또 한명은 준우승을 향해! ' '우승0순위' 홍근영이 불의의 일격을 당한 후(2승1패) 3승자인 이석희와 결승아닌 결승을 둔다. 이 경기에서 홍근영이 승리하여 둘 다 준우승.

 

미추홀바둑리그가 반백(半百) 50회를 채웠다. 한 달에 거의 한 번씩이니 한 해에 열 번이 넘게 열리는 꼴이다. 햇수로는 5년 남짓 이어왔으니 설혹 대단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같이 각종 기전이 조기 멸종하는 시대에 50회라는 건 분명 상징성이 있다. 명인전 국수전 같은 대단한 스폰서가 밀어주는 대회도 50회 언저리에서 사라져간 사실을 감안한다면, 바둑인들이 만들고 바둑인들이 참여하는 우리네 자생적인 대회가 50회라는 건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추홀리그전은 인천 부천을 기반으로 하는 미추홀기우회가 전국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면서 리그전으로 발전적으로 변모했다. 인천 바둑인들만큼은 ‘미추홀’이란 이름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자, 나머지 반백(半百)도 채워서 미추홀리그 100회를 향해 달려갑시다!

 

사진과 함께 대회장 분위기를 전한다.

 

▲ 선수들이 속속 입장하며 소정의 참가금을 납부한 뒤 대진 추첨을 한다. 맨 오른쪽은 대회진행은 총괄하는 현명덕 전국장애인바둑협회장.

 

 

▲ 대회가 개시하길 기다리며 사활책을 보며 맘을 다잡는 참가선수.

 

▲ 그러나 대부분은 인공지능 수법을 주변고수들에게 물어보곤 한다. 김종민이 유일한 여성 선수인 곽계순 여사에게 신형을 선보이고 있다. 구경하는 이는 김용기와 서부길.

 

어제 압구정불금토너에서 시니어강자 최호철에게 스무번만에 승리를 거두고 패자조 우승을 차지한 김용기가 미추홀에서도 일약 '영웅'이 되어 인삿말을 하고 있다. 김용기는 미추홀에 처음 참가했다.

 

곽계순-김용기 첫 대국. 이들은 서울 압구정리그에서도 간혹 만나는 사이지만 대국은 처음.

 

▲ 베레모를 쓴 남자의 대결. 왕담-유병호 프로.

 

시니어강자 이석희와 최병덕 미추홀기우회장의 대결.

 

▲ 1회전부터 만난 강호들의 무공 겨루기 김종민-임흥기.

 

▲ 어제 압구정불금투어에서 만났던 서부길과 김용기의 경기를 윤명철 부천바둑협회장이 지켜보고 있다. 윤회장은 미추홀기우회의 창단멤버.

 

▲ 인천을 사랑한 사나이들. 김동섭(왼쪽)은 내셔널 인천SRC 선수이며 장혁구는 인천에서 대학을 나왔다.

 

▲ 김종민과 전 국회의원 이원복.

 

▲ 부천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이성겸과 김종화 원장의 격돌.

 

▲ 홍근영과 정우석 어린이의 석점 접바둑. 그 뒤엔 서부길과 김영문.

 

▲ 정갑수 전 인천바둑연합회 회장님과 곽계순 인천바둑협회 부회장.

 

이석희와 양완규(80) 대선배의 치열한 대결. 의외로 압도적으로 양완규가 유리했다. 그런데...

 

▲ 대선배 양완규의 인상이 어째 초조한 듯한데...

 

▲ 알고보니 양완규는 시계 누르기가 익숙치 않아 시간을 너무 허비하여 오히려 시간패 직전이었다. 결국 양완규는 형세가 월등함에도 시간을 제압하지 못한 죄(?)로 그만 불계패를 인정.

 

▲ 주니어 홍근영 박종훈. 이들은 미추홀에서 시니어프로와 함께 가장 강한 그룹에 속한다.

 

 

▲ 행운상 수상자들. 장혁구 임흥기 양완규 김종화(시상) 임종열(앞).

 

장두화 총무(진행) 정혁구 서부길 김동섭 윤상진 이동민 강경덕 김종화(시상).

 

▲ 준우승 시상. 장두화 총무, 장규환, 김종화 ,홍근영, 정대상, 이석희.

 

▲ 우승자 시상 박중훈 김종민.

 

▲ 끝이 아니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우승보다 값진 행운권 대상을 수상하고 활짝 웃은 김영문. 행운대상은 1명이고 대회우승자는 2명이다. 고로 행운대상이 더 어렵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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