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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9-06 10: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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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동탄시니어 프로암최강전이 후끈하게 달아오른 화성시 동탄기원 모습. 박성균-강영일 대국에 많은 관심이 쏠려있다.

 

인생 대부분을 바둑과 함께 살았지만 그렇게 넉넉치않은 삶을 살았던 시니어. 그들을 격려하기 위해 2005년 출범했던 ‘분당시니어배’라고 기억날 테다. 2011년부터는 프로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하여 프로암의 효시가 되었던 그 기전 말이다.

 

무려 1000만원의 우승상금을 내 건 분당기우회장배는 12년 동안 이어왔다. 뭇 시니어들은 백정훈(74) 전 분당기우회장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그 백정훈 회장이 동탄으로 돌아왔다. 올드보이들은 백회장의 '집결호'를 놓칠 리 없었다. 그가 특별히 사랑했던 강영일이 수년전 개원한 화성시 동탄기원에서 5일 2019 동탄시니어 프로암최강전을 치르기로 한 것. 다들 살아있는지 얼굴 한번 보자는 것이다.

 

▲ 5년전 마지막 분당기우회장배 개막식에서 인삿말을 하는 백정훈 회장.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이 비 그치면 또 가을이 무섭게 빨리 다가오겠지.

오래될수록 좋은 것은 친구와 포도주라고 했던가.

우리식대로 고친다면, 파전에 막걸리 그리고 바둑과 바둑친구. 뭐 이런 정도가 아닐까.

빗소리와 파전 뒤집는 소리가 어찌 그리도 어울릴까.

낭만이 부활했다.

 

서능욱 강영일 김동섭 심우섭 박성균 장부상 임종열 조민수.

 

화려 무쌍한 멤버에 비하면 우승상금 100만원의 ‘초라한’ 대회였지만 부족하다는 선수 하나 없다. 오히려 멀리 순천에서 괴산에서 인천에서 한 걸음에 달려왔을 뿐이다. 다들 백회장이 유달리 좋아하는 시니어가 대상이었다. 여기서 빠진 이는 박강수 임동균 정도일 것.

 

▲ 2019 동탄시니어 프로암최강전이 오후2시 경기도 화성 동탄기원(원장 강영일)에서 일제히 시작되었다.

 

약속시간 20분전 하나같이 조기 출근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진추첨을 하고서 대진표에 이름을 척척 붙여가는 모습이란. 하기야 대회 진행을 맡은 박창규 바둑MC나 선수들이나 백전노장이 따로 없다. 평생을 해 온 일인데 척척 일사천리로 돌아간다. 일단 기념으로 전체 사진촬영을 하고서.

 

'비록 적은 상금이지만 승부에서는 최선을 다해 달라'는 백정훈 회장의 말씀을 분당기우회 김선대 감사가 전하며 대국을 개시했다.

 ▲ 결승에서 만난 서능욱-조민수.

 

8강전이 개시되었다. 임종열-서능욱 전은 30분 만에 서능욱의 압승으로 끝난다. 서로를 잘 아는 사이이기도 하고 또 기풍이 워낙 푸다닥거리는 편이라서 그렇다. 참고로 프로와 아마의 대결 때는 ‘압구정 치수’가 준용되었다. 즉, 아마는 흑을 들고 덤을 2집반 공제.

 

다음은 조민수-정부상 전. 비교적 빠른 템포의 조민수에 맞서 ‘분당고수’ 장부상은 대등하게 이끌었지만 막판 말이 끊겨 고생하다 돌을 던지고 말았다.

 

김동섭-심우섭 전은 이름만 들어도 팽팽하다. 박성균-강영일 전도 초읽기까지 가는 긴장의 연속이다. 결국 심우섭 박성균 승.

 

‘마지막 초읽기입니다. 일곱 여덟 아홉… 탁!(계시기 누르는 소리)’

“히야! 박사범 살아있네. 안 있네, 안 이어…. 마지막 꼼수를 피해가네.”

그들은 긴장된 승부의 순간에서 여유와 미소는 잃지 않았다.

 

▲ 조민수-서능욱 결승은 시종일관 엎치락뒤치락하는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토닥토닥 경쟁하길 4시간 여. 결국 손오공 서능욱과 자타아마최강 조민수가 결승에서 맞붙었다. 심우섭과 박성균을 나란히 꺾고 결승에 오른 것. 둘은 엎치락뒤치락 하다 결국 프로 서능욱이 이겼다. 이들은 지난달 미추홀리그와 압구정리그 교류전에서도 격돌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조민수가 좋은 바둑을 놓치며 분패했다.

 

이로써 동탄대회에서는 지난 대회에 이어 또다시 서능욱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그들은 바둑보다 더 재미있는 바둑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파전에 막걸리를 찾아 떠났다. 여전히 빗소리가 크게 들렸다.

 

 

▲ 동탄기원은 화성시의 새로운 바둑명소였다. 화성시바둑협회 화성시여성연맹도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

 

▲ 대회개시 전 추첨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우섭 강영일 서능욱 최진복 박창규.

 

▲ 서능욱-임종열. 침종열을 멀리 착점할 때는 손에 들고 있는 효자손을 이용하기도 한다. 반상에 돌 수를 보면 저 멀리 김동섭-심우섭 판의 10수 남짓과 차이가 난다. 똑같이 시작했다^^.

 

▲ 심우섭-김동섭.

 

▲ 장부상-조민수. 뒷줄은 강영일-박성균.

 

4강전 심우섭-서능욱.

 

▲ 4강전 박성균-조민수.

 

▲ 김동섭.

 

▲ 박성균.

 

▲ 심우섭.

 

▲ 강영일.

 

▲ 동탄 올드보이들의 면면. 서능욱 임종열 김선대(분당기우회 감사) 강영일(이상 앞줄) 박창규 김동섭 심우섭 장부상 조민수 박성균.(이상 윗줄).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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