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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8-25 23:00:49
  • 수정 2019-08-26 0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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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 아마선수 이재성이 노사초배 오픈최강부 준우승으로 입단포인트 50점을 획득, 누적점수 60점을 보태 100점을 돌파, 대망의 프로가 되었다.

 

훤칠한 높이에 한눈에 미남형인 이재성(21)이 기자의 눈에 확 들어온 것은 그가 오히려 연구생을 나오고 아마무대에 들어오면서부터. 때마침 프로암리그 내셔널리그같은 아마고수들이 기량을 엿볼 수 있는 무대가 자주 있었던 2~3년 전 쯤이다. 이재성은 '주머니 속 송곳'이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서울KIBA팀 소속이었다. KIBA에는 정서준 강지훈(입단) 허영락 등 이재성보다 더 유명한 선배들이 많았다. 그들과 팀을 이뤄 초보 아마로서 내셔널리그에서 13승7패(포스트시즌 포함)를 기록했으며 팀을 일약 우승까지 시켰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예의 덤덤함은  1호봉 선수답지 않은 이재성만의 묵직함이요 침착함이었다.

 

그가 아마의 신분으로 ‘프로암의 효시’인 노사초배 결승에 올랐다는 것도 뉴스지만, 그의 포인트 입단으로 인해 준우승의 성과가 잊혀져버렸다. 이재성은 몽매하던 프로가 된 것이다.

 

이번 노사초배부터 아마선수가 8강 이상 입상하게 되면 입단포인트를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물론 우승을 하면 입단이며, 준우승을 해도 50점의 포인트가 주어진다. 삼성화재배 LG배 등 아마선발전에서 틈틈이 입단포인트를 쌓았던 그는 최근까지 60점을 누적해놓았다.  

 

 ▲ 서울KIBA소속으로 2017년 프로암리그 2018년 내셔널리그 우승을 팀에 선사한 이재성.

 

노사초배를 시작할 때 이번에 포인트로 입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나

당연히 생각은 하고 왔다. 그러나 입상까지는 너무 어려운 일이라 편안하게 생각했다.

 

아마 초강자 이재성이지만 입단에 있어서는 왠지 불운한 느낌이 든다. 특히 올해.

올초 입단대회 본선1회전에서 떨어졌다. 또 지난 6월 세계아마선수권에 출전하여 중국 선수에게 반집을 지면서 준우승했다. 입단은 역시 운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우승했더라면 포인트 40점이 주어져서 곧장 저스트 100점으로 입단할 수 있었다.)

 

체육관대회에서는 입상 경험이 일천한 것 같다, 내셔널과 일반 아마대회와는 차이가 있나

분명 있다. 체육관에서 속기전을 치르는 대회와 일정시간을 주면서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내셔널은 다르다. (좀 있다가) 그런데 결국은 맘가짐 차이인 듯하다. 이번 시합에서는 전체적으로 보면 운이 좋았고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프로와 연구생 그리고 아마강자와 다 맞붙어 본 소감은? 특히 연구생들은 부담스럽지는 않나

분명히 프로가 좀 세고 아마나 연구생은 비슷하다. 어린 연구생이라고 해도 부담은 없다. 바둑은 똑같다.

 

▲ 노사초배 준우승으로 환한 미소를 보인 이재성.

 

노사초배 8강에 들면 포인트가 주어지니, 점점 올라갈 때마다 입단 생각이 들 텐데...

잘 하면 입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은 없었다.(확실히 멘탈이 좋다)

 

(생뚱맞지만) 입단은 목표였는가?

목표는 맞는데 이제 시작이다.(전혀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올 초부터 KIBA에 나가서 공부한다. 당분간 그럴 것이다.

 

연구생을 나온지 2년차인데, 당시 연구생에서 나올 때 그 느낌을 기억하는가.

혼자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도장에서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당시 크게 상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언제 입단을 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초조하지도 않았다.

 

2년간 본의 아니게(?) 아마무대에서 성장했다. 그 품이 어떠한가

연구생 때도 아마 형들이 실력이 좋았기 때문에, 아마무대라고 해서 못하다거나 부족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결국 아마무대에서 꾸준히 공부했으니 아마무대가 나를 키웠다. (내셔널은 혹시 도움?) 엄청 많이 도움이 되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만찮은 선수들과 진지한 시합을 하는데 어찌 도움이 안 되었겠나.

 

▲ 본의 아니게 아마시절 마지막 경기가 되었던 노사초배 결승에서 그는 패했다. 프로에선 첫 경기부터 이기길... 노사초배 오픈최강부 결승 강우혁-이재성.

 

“깔끔하고 정통파다. 앞으로 프로무대에서도 주목받는 바둑이 될 수 있다. 바둑과 멘탈에서 순수하다. 프로에서 힘이 붙으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맘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것이 경험이고 공부다. 겹겹이 강자들이 쌓여있는 프로무대에서 체력관리 잘 하길 바란다.”

 

인터뷰 후 그를 키웠던 권갑룡 프로와 통화를 했다. 꾸준히 성적을 내는 프로가 되고 싶고, 또 되길 바란다는 말이었다. 스승과 제자는 역시 같은 곳은 보고 있는가 보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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