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6-17 03:34:21
  • 수정 2019-06-17 11:54:28
기사수정

武(무)조 우승결정국. 제주1-춘천A 열전.

 

어제 절반의 만남을 가졌던 정선아리랑축제가 정선 화암동굴 앞 바람하늘공원 야영장에서 이틀째 후반전 경기를 가졌다.

 

다들 새벽에 있었던 월드컵 중계를 보느라 약간 피곤에 지친 기색이다. 그래도 한 명도 낙오자 없이 오전9시부터 출석체크을 했다. 다 같은 조건이니 대수로울 건 없을테다. 축구보다 바둑이다.

 

아무래도 이튿날은 진지해진다. 제 아무리 축제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동호회와 기우회의 명예가 걸린 경쟁이기 때문. 어제 첫날 두 판을 두었으니 남은 두 판을 마저 매조지 잘한다면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울 수 있으리라. 한쪽에서 대회 상품을 정리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그래! 이왕이면 큰 봉투를 받아야지. ㅎ'

 

8개 팀으로 가장 적은 숫자가 들어찬 무릉도원(武陵桃源) 의 武(무)조가 막강한 선수들로 구성된 조였기에 눈길이 많이 갔다. 제주에서 항공기를 대절한 제주1,2팀이 있었고 그들은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했다. 그들은 다른 조와 달리 남은 한판으로 곧장 우승을 가린다.

 

▲ 김진규-이현국.

 

제주1-춘천A가 유이한 2승팀. 마지막 한판 대결에서는 역시 이현국 최진원 신현석 류인수로 구성된 막강 제주1이 승리했다.

 

사실 춘천도 김진규 김재용 최원호 최란혁 등 6~7단의 강호였고, 맹장 박성균이 이끄는 제주2팀을 꺾어 파란을 일으킨 팀. 그러나 역시 연구생출신의 내셔널리그 선두 제주1을 당하기는 버거웠다. 김재용이 한판을 이긴 것에 만족. 3-1로 제주1이 우승을 차지했다.

 

또 흥미로웠던 판은 제주2와 오늘도바둑2가 맞붙는 판이었다. 사실 제주2도 박성균 정의범 김진수 문효진 등 제주1에 못지않은 강팀이었다. 그리고 맞불을 2030 젊은이로 구성된 '오늘도바둑'은 이승엽 오동현 등 짱짱한 9단을 보유한 팀.

 

팽팽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역시 노련함을 과시한 제주2가 4-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오늘은바둑 모임장인 이승엽은 특히 주장전에서 박성균과 가장 오래도록 열전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 제주2-오늘도바둑. 맨 앞은 박성균-이승엽.

 

陵(릉)조에서 막강한 팀워크를 괴시한 끝에 세종시A와 역시 춘천B가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회 규정에 의거하여 4장 승리팀 우선의 원칙에 따라 3단 임채홍이 선전한 세종시A가 우승을 차지했다.

 

4라운드를 통해 승부를 가리는 이번 대회는 1라운드에서는 1장, 2라운드에서는 2장이 주장이 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팀에서 가장 하수도 팀에서 주목받는 경기를 벌일 수 있었던 것. 따라서 세종시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4장이 주장이 되어서 승부판이 된 것이다. 세밀한 곳에서도 대회를 흥미롭게 만든 요소였다.

 

한편 춘천은 세 팀이 참여했으나 武(무)조와 陵(릉)조에서 아깝게 2위에 그치고 말았다. 춘천C는 源(원)조에서 5위.

 

▲ 세종시A-영월B. 강신성-서석복.

 

'회장님이 역시!' 陵(릉)조 결승. 포항한점기우회1 4장 노영균(4급 왼쪽)이 주장전을 이김으로써 팀은 2-2로 비겼음에도 우승할 수 있었다.

 

포항한점기우회가 이번 축제에서 가장 쏠쏠한 성과를 거두었다. 桃(무)와 源(원)조에서 1,2팀이 모두 우승을 차지한 것. 한점기우회는 포항바둑협회원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는데, 여성연맹회원들이 탄탄한 기량을 과시하여 팀 우승을 이끌었다.

 

桃(무)조에서는 포항한점기우회1이 한마음B과 2-2로 비겼으나, 역시 4장인 4급 노영균이 주장판을 승리하면서 팀도 승리할 수 있었다. 노영균은 한점기우회를 이끌고 있는 회장. 源(원)조에서는 포항한점기우회2가 정통기우회를 3-1로 누르고 역시 우승.

 

또 가장 큰 차를 몰고 출전한 일명 ‘바둑유람단’ 인천부평구 6개 팀은 이번에도 푸짐한 참가상을 독차지했다. 桃(도)조에서 8위, 源(원)조에서 6위에 입상한 것이 최고 성적. 남자선수보다 유일하게 여자선수가 더 많은 인천은 대회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든 공이 지대했다고 주최측에서는 칭찬이 자자.

 

이에 대해 인천여성바둑연맹 이연희 회장은 “우리가 매번 우승하고 그러면 다른 팀들이 안 좋아하신다. 우리 인천은 타인의 행복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에 전국 어디를 가도 대대적인 환영받는다.”며 즐거운 멘트를 날리며 한아름 선물꾸러미를 들어 보였다.

 

▲ 인천부평구는 이번 축제에 38명이 버스를 대절해 참여했다. 살아가는 과정이 배우는 과정이라니, 이겨도 좋고 져도 좋다. 맨앞 V포즈는 이연풍 전 인천여성연맹회장.

 

이미 짐작은 했지만, 우승을 하나 꼴등을 하나, 다들 한아름 선물 꾸러미를 들고 간 것은 매한가지였다. 선물은 황기 고추부각 취나물 곤드레나물 등 정선 땅에서 자란 각종 산나물이었다.

 

다들 돌아갈 일정이 바쁜 데도 좀 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1박2일 동안 친해진 기우들과 악수나누기와 사진촬영에 바빴다. 급수며 나이며 지위를 떠나 바둑판 앞에 앉으면 이렇게 신나는 것을. 왜 진작 우리는 이런 축제를 만들지 못했을까.

 

“강원도 다음 바둑축제 언제 또 있어요?”

 

 

 

정통기우회-포항한점기우회2. 

 

▲ 오늘도바둑2-제주2. 한상현-문효진.

 

▲ 2030 '오늘도바둑'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승엽.

 

금당계곡 이동대-기예문B 윤영미.

 

결승전을 앞둔 포항한점기우회1 김길자선수와 기자와 트레이닝 중.

 

▲ 반가운 2030 '오늘도 바둑'은 적극적으로 오프활동을 하고 있다.

 

▲ 주최측은 앞으로는 타이젬급수로 대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출전선수들에게 잊어버린 ID를 찾아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선물 꾸러미를 챙기고 있는 정선군 자원봉사자들.

 

이광호 정선바둑협회 사무국장.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시상식 모습. 시상품이 주인을 찾아가기 직전이다.

 

▲ 영월어린이 한양A 김수범과 지도선생님과 어머니.

 

▲ 국가대표급 초호화 진용의 제주1팀이 武(무)조 우승을 차지했다. 내셔널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주팀은 전지훈련차 본 축제에 참여했다고. 류인수 이현국(단장) 최진원 신현석.

 

▲ 대회를 빛내주는 화려한 조연들. 인천부평구들이 커다란 선물꾸러미를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 기예문과 대회주최측이 함께 기념촬영. 기예문은 타이젬 최고인기 동호회.

 

▲ 강릉 열혈바둑모임 돌소리. 이희진 정국정 김정호 최두봉.

 

▲ 바람하늘공원이란 이름이 생긴 연유를 알게 되는 정선의 티 없는 하늘 모습.

 

▲ 강원도 바둑을 이끄는 힘의 원천은 바로 이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강원도바둑협회의 주역 황보관 이상곤 김용섭 우찬용. 이들은 이미 평창올림픽기념대회, 배달바둑한마당 등 굵직한 대회를 수년째 매끄럽게 개최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adukilbo.com/news/view.php?idx=132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